'물방울 화가' 김창열 화백 92세로 별세

입력 2021-01-05 20:09   수정 2021-01-05 20:10


'물방울 화가'로 알려진 한국 추상미술 거장 김창열 화백이 5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고인은 실제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영롱한 물방울을 그린 작품으로 대중적인 인기와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한국 현대미술에 큰 획을 그었다는 평을 받는다.

고인은 1929년 평북 신의주에서 태어났다. 1948년부터 1950년까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 다니다 6.25 전쟁이 벌어지면서 학업을 중단했다. 전쟁 후 학교로 돌아가지 못한 고인은 본격적으로 화가의 길을 걸었다.

1957년 박서보, 하인두, 정창섭 등과 함께 현대미술가협회를 결성하고 한국의 급진적인 앵포르멜 미술운동을 이끌었고, 1960년대 들어서는 세계무대로 눈을 돌렸다. 1961년 파리 비엔날레, 1965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출품했다.

1966년에서 1968년까지 뉴욕 아트 스튜던트리그에서 판화를 전공했다. 이후 프랑스에 정착하여 프랑스는 물론 유럽 각지와 미국, 일본 등지에서 개인전과 국제전을 가지며 독자적인 회화세계를 추구했다.

1976년 첫 전시이후 2013년까지 12회에 걸쳐 현대에서만 개인전을 개최했고,. 2004년 파리 국립 쥬 드 폼 국립미술관과 2012년 대만 국립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어 세계적인 작가로 부상했다. 1996년 프랑스문화훈장, 2012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동양의 철학과 정신을 함축한 물방울 회화로 고인은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오른 화가였다. 국립현대미술관, 드라기낭미술관, 사마모토젠조미술관, 쥬드폼므미술관, 중국국가박물관, 국립대만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60여 회 개인전을 개최했다.

고인을 대표하는 작업인 '물방울 회화'는 1972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살롱 드 메'에서 처음 선보였다. 이어 본격적으로 유럽 화단에 데뷔하면서 출품한 '밤의 행사'(Event of Night)를 시작으로 물방울 소재 작품 활동을 50년 가까이 이어온 것이다.

2016년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지구에 개관한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은 자녀에게 물려줄 작품까지 기증해 지어졌다. 200여점을 제주도에 쾌척했다. 타계 후 미술관이 지어지는 것과 달리 생전에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관 건립을 맞이했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301호실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프랑스 태생 부인 마르틴 질롱 씨와 아들 김시몽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교수, 김오안 사진작가 등이 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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