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에 공연 영상 첫 수출…"세계 팬들, K뮤지컬에 빠져들 것"

입력 2021-01-05 17:07   수정 2021-01-06 00:43

국내 문화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례없는 위기에 처했다. 작품 활동을 할 수 없게 된 예술가들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게 살길이다. 이런 움직임을 이끌고 있는 각 장르의 주요 인물들을 통해 온라인 공연 개발, 수출 활로 모색 등 새롭고 다양한 변화와 도전을 살펴본다.

지난해 9월과 12월, 온라인 유료 공연 두 편이 네티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뮤지컬 ‘모차르트!’의 10주년 기념공연 실황 영상과 ‘몬테크리스토’의 드레스 리허설 영상이다. 1000석 이상의 대극장 무대에 올랐던 뮤지컬을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다는 소식에 개막 전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모차르트!’엔 1만5000명, ‘몬테크리스토’엔 1만 명의 관객이 몰렸다. 현장 공연이 매진됐을 때 관객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실제 공연장에서 뮤지컬을 보는 듯 생생하고 수준 높은 영상에 관객들은 호평을 보냈다. 이를 총괄 기획한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사진)는 “새로운 관객을 늘리고 일본 등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2015년부터 공연 영상화 작업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며 “영상 작업을 꾸준히 해온 덕분에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빠르게 온라인 공연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웹뮤지컬 등 잇단 파격 시도
김 부대표는 엄홍현 대표와 함께 2009년 EMK뮤지컬컴퍼니를 설립해 ‘모차르트!’ ‘마타하리’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등 대형 뮤지컬을 제작해왔다. 김 부대표는 부대표 겸 프로듀서로서 영상화 사업을 이끌고 있다. 해외 배급을 하는 자회사 EMK인터내셔널과 소속 아티스트들을 돕는 자회사 EMK엔터테인먼트에선 대표를 맡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국내에선 온라인 공연이 많이 열렸다. 하지만 국내 대형 뮤지컬은 온라인으로 감상하기 어려웠다. 대부분 해외에서 판권을 사서 올리는 라이선스 공연이기 때문이다. 라이선스 공연을 온라인화하려면 따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고 높은 수수료를 줘야만 한다. 창작 뮤지컬을 꾸준히 만들어 온 EMK는 달랐다. 김 부대표는 “원천 지식재산권(IP)을 갖고 있어서 IP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 공연 시장에서도 IP 확보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므로 이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엔 양준모, 신영숙 등이 출연한 웹뮤지컬 ‘킬러파티’를 국내 최초로 선보여 많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웹예능, 웹드라마처럼 공연을 10여 분짜리 영상 9개로 구성했다. 내용과 표현 방식도 현장 공연에 비해 훨씬 가벼웠다. 촬영 기법도 독특했다. 비대면 시대에 걸맞게 각 장면을 배우들의 집에서 찍고, 이를 편집해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그는 “배우들이 한 번도 함께 모여 대본 리딩을 한 적이 없고 안무도 영상만 전달받아 각자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대표는 “최종본이 어떻게 나올지 전혀 예상할 수 없어 불안했지만 재밌고 새로운 시도여서 과감히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은 보름 만에 끝났는데 편집을 한 달 넘게 했다”며 “이 덕분에 배우들과 보신 분들의 반응이 좋았고 새로운 작업에 매력을 느껴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MK 라이브’ 공연 영상 브랜드로 세계 공략”
EMK는 올해 ‘마리 앙투아네트’ ‘팬텀’ 등 대극장 공연 다섯 작품을 잇달아 올린다. 그는 “현장 공연의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다섯 작품의 공연 영상화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지난해 작업하며 깨달은 점 등을 반영해 온라인 공연을 더욱 완성도 높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공연 영상의 해외 수출길도 적극 개척할 방침이다. 지난해에도 EMK는 미국 공연 스트리밍 플랫폼 브로드웨이온디맨드에서 한국 최초로 ‘엑스칼리버’ 공연 영상을 선보였다. 올해는 ‘몬테크리스토’ ‘웃는 남자’의 상영을 논의 중이다. 그는 “영국 국립극장의 공연 영상 브랜드 ‘NT 라이브’처럼 ‘EMK 라이브’(가칭)라는 브랜드를 남기고 싶다”며 “이를 통해 전 세계 팬들이 한국 뮤지컬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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