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국내 PEF-글로벌 큰 손 연결해주는 ‘플레이스먼트 에이전트’ 세계는?

입력 2021-01-06 07:13   수정 2021-01-06 07:14

≪이 기사는 12월31일(05:3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해외 기관투자가(LP)들의 투자가 빈번해지면서 이들을 중개해주는 '플레이스먼트 에이전트(Placement agent)'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 스포츠 스타들의 해외 진출을 도와 '잭팟' 계약을 따내는 스타 에이전트처럼 국내 운용사들과 해외 큰손들을 연결하고 이 과정에서 일정 수수료를 취득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근 2조원 규모 블라인드펀드인 '로즈골드 4호' 결성을 마친 IMM PE는 애틀랜틱 퍼시픽 캐피탈(Atlantic-Pacific Capital)을 플레이스먼트 에이전트로 고용했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 기반을 둔 중소형 독립계(부티크) 에이전트다. 한국인 1명을 포함, 5명 내외가 홍콩에 상주해 아시아 PEF를 전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투자은행(IB)·컨설팅펌·법률 및 회계 자문사들과 달리 플레이스먼트 에이전트의 존재는 아직 국내에선 생소하다. 다만 글로벌 PEF 업계에선 펀드 결성 완료 소식과 함께 고용한 에이전트의 이름도 거론하는 것이 관례가 됐을 정도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국내 PEF 중에선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PE, VIG파트너스 등 조단위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했거나 준비 중인 PEF운용사들이 에이전트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PEF운용사 대표는 “국내 PEF가 확보할 수 있는 해외 LP 풀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데다 소수 PEF 인력들이 4~5년마다 돌아오는 펀드레이징 시기마다 미팅 준비 자료 대응 등을 전담하기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LP들의 사무소 위치가 바뀌었는지, 최근 어떤 투자를 했고 어떤 건에 만족했는지, 주요 키맨이 어디로 옮겼는지 등 에이전트들이 속속들이 정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에이전트들은 수수료로 일종의 착수금과 해당 투자자로부터 모금해준 금액의 약 1.5%~2% 수준의 성공보수를 받는다. 수수료율은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다. 신규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았을 경우엔 수수료가 좀 더 높은 반면 기존 펀드에 참여한 투자자일 경우엔 보다 낮아진다. 일반적으로 에이전트를 통해 연결된 투자자가 후속 펀드에도 투자할 경우 에이전트의 역할이 작더라도 약 0.5%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관행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디트스위스(CS), UBS, 라자드 등 글로벌 IB들도 본사 내 특정 부서로 해당 에이전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 캡스톤, 에버그린, 파크힐, 엠비젼, 아산티 캐피탈 등 부티크 펌들도 대형 IB 못지 않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는 1조원 규모 첫 스페셜시츄에이션(SS) 펀드 조성 과정에서 CS를 고용했고, VIG파트너스도 과거 메릴린치 출신 인력들이 독립해 설립한 모뉴먼트(Monument)의 조력을 받았다.

통상적으로 북미 등 지역의 대형 연기금의 출자가 필요할 땐 글로벌 IB의 네트워킹을 활용하는 추세다. 반면 유럽처럼 패밀리 오피스의 출자가 활발하거나 특정 지역에 기반한 LP 접촉이 필요할 땐 오히려 특화된 부티크들이 더 활약하는 모습도 보인다. LP에서 근무하다 은퇴하거나 현지 LP들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지역 PEF 출신 인력, 혹은 IB에서 독립해 부티크 하우스 차린 곳들도 활약하고 있다.



PEF 입장에선 단기간 고용하는 자문사 중 한 곳일 수 있지만, 오히려 톱티어 수준의 에이전트들은 PEF를 가려서 받는 현상도 종종 나타난다. 펀딩에 성공해야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성공보수 기반인 데다 글로벌 LP 네트워킹이 탄탄한 에이전트 입장에선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PEF도 아시아 내 고객 중 한 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인력이 소수인만큼 많은 고객 확보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한 지역내에선 한 PEF만 맡아서 업무를 진행하는 관행도 자리잡았다. 즉 특정 에이전트가 MBK와 한앤컴퍼니를 모두 전담하는 건 불가능한 구조라는 얘기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플레이스먼트 에이전트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연금·산업은행 및 각 연기금의 출자방식이 여전히 컨테스트 방식으로 한정된 데다 국내 PEF 시장이 아직 글로벌 시장 대비 성장기라는 점도 거론된다.

한 글로벌 PEF 관계자는 “국내 LP들은 일단 홈페이지 조직도만 몇 번 검색하면 LP 부서 인력들의 연락처가 공시되기 때문에 굳이 에이전트를 고용할 필요가 없다는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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