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마다 新상품 내놓는 스파오…'국민 패션' 메가히트는 계속된다

입력 2021-01-06 15:06   수정 2021-01-06 15:37


“자라, H&M 같은 패스트패션(SPA)으로 세계를 제패하겠다.”

이랜드그룹을 국내 1위 패션업체로 일군 박성수 회장의 꿈이다. 1980년 이화여대 앞 옷 가게 ‘잉글랜드’로 패션시장에 뛰어든 박 회장은 패스트패션에서 성공의 가능성을 찾았다. 그는 “SPA는 이랜드그룹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확신했다.

2009년 오랜 준비 끝에 국내 최초 SPA 브랜드 ‘스파오’를 내놨다. 처음엔 다들 비웃었다. 한국에선 글로벌 SPA 브랜드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한국이라는 작은 시장에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신속하게 생산해 싼 가격에 판매하고 이익을 남기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11년 만에 스파오는 매출 3300억원 규모의 패션 브랜드로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매장 수는 115개. 중국 진출에도 성공해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란 꿈에 성큼 다가섰다.
“토종 SPA로 세계 제패”
박 회장은 패스트패션의 성패는 생산시설의 경쟁력에 있다고 판단했다. 2009년 인수한 베트남 생산공장 탕콤을 기반으로 생산시설을 확대해 나갔다. 이후 벨페, 라리오, 로케론, 코치넬레 등 유럽 패션 브랜드를 잇따라 인수하며 그들의 감각을 익혀나갔다.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을 사로잡기 위해 오랜 역사를 가진 패션 브랜드들의 디자인 노하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의류뿐 아니라 신발로도 ‘패스트패션’ 사업을 확대했다. 2013년 SPA 브랜드 ‘슈펜’을 선보였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가성비 좋은 이랜드의 SPA를 입고 신을 수 있게 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해외 진출도 추진했다. 2013년 중국 스파오 1호점을 열었다. 2015년엔 슈펜을 중국 시장에 선보였다. 같은 해 말레이시아에도 진출했다.

2009년 12개였던 스파오 국내 매장 수는 지난해 115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0억원에서 3300억원으로 뛰었다. 11년간 판매한 옷은 1억3198만여 장. 이 옷을 연결해 묶으면 지구 네 바퀴를 돌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생산 5일 만에 신제품 입고
스파오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한국 시장에서부터 성공해야 했다. 그래서 유니클로의 제품과 마케팅 전략을 벤치마킹했다. 품질과 가성비가 뛰어나면서도 자주 입을 수 있는 기본적인 디자인의 옷들을 출시했다. 전략은 통했다. 스파오의 발열내의 웜테크는 2017년 출시 이후 200만 장 넘게 팔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2010년 첫선을 보인 패딩 조끼도 150만 장 이상 판매됐다. 스파오는 값싸고 품질 좋은 옷에 ‘국민 상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국민 스웨터, 국민 바지 등은 불티나게 팔렸다.

‘콜라보 명가’로 불릴 정도로 발빠른 협업(컬래버레이션) 전략도 성장 비결로 꼽힌다. 해리포터, 짱구, 펭수, 세일러문, 기생충 등 인기 캐릭터를 찾아내 발빠르게 협업 제품을 내놨다. 2015년부터 이 같은 협업을 시작해 평균 5일에 한 번씩 협업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가장 트렌디한 옷, 20대들이 열광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한 전략에 따른 전술”이라는 게 이랜드 측 설명이다.

스파오는 2030년까지 매출 3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생산기지를 혁신하고 유통 전략을 새로 짰다. 베트남 탕콤에서 생산한 제품을 1주일 안에 한국 매장에 입고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은 5일 만에, 중국 생산 제품은 열흘 안에 매장에 들어온다.

온라인에서 옷을 사는 젊은 층이 늘어나는 트렌드를 반영해 유통망은 온라인 중심으로 재정비했다. 오프라인 유통망은 젊은 층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콘셉트의 플래그십 스토어로 개편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패션 주요 소비층인 젊은 소비자들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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