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민 등 5대 은행 앱만 80여개…"어떤 걸 써야 돼?" [분석+]

입력 2021-01-07 14:08   수정 2021-01-07 17:51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소비자 혼선은 여전하다. 통합 앱을 운용하는 핀테크 업체와 달리 서비스별로 앱을 분산하면서 한 은행이 20개 가까운 앱을 내놓고 있어서다. 은행마다 모든 업무가 가능한 통합앱(일명 풀뱅킹앱)도 있지만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서비스 품질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모바일 앱은 총 79개에 달한다. 신한은행이 24개(해외법인 앱 포함)로 가장 많고 국민은행와 농협은행이 각각 18개, 15개다. 하나은행(12개)과 우리은행(10개)도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카드 보험 저축은행 등 계열사 앱을 포함하면 전체 숫자는 100개가 넘는다. 로고와 색깔이 비슷해 기능을 구분하기도 힘들다. 다운 받아 설치했다가 원하는 앱이 아니라 지우고 다른 앱을 설치하는 경우도 많다. 앱 통합 목소리가 계속되는 이유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 업체들은 주로 1~2개의 앱만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뱅크' 앱 1개를, 케이뱅크는 일반인과 기업고객용 앱을 각각 1개씩 제공한다. 토스 뱅크샐러드 핀크 핀마트 등 주요 핀테크 업체들도 회사 이름을 딴 1~2개의 앱을 활용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여러 개의 앱을 운영하는 데 대해 앱의 속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 넣으면 용량이 커져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어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DT 전략에 따라 각 국가별 맞춤 앱을 출시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신한 쏠(SOL) 앱 하나면 모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점 영업의 연장선에서 온라인과 모바일 서비스를 개발한 만큼 모바일 중심으로 개발된 핀테크 앱보다 느리고 무거울 수 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핀테크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 앱은 지점 서비스를 모바일로 통째로 옮겨온 것에 불과하다"며 "모바일용으로 처음부터 개발된 인터넷은행, 핀테크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은 예적금 조회 및 대출, 계좌이체 등 일상적인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에겐 '통합앱' 쓰기를 권고한다. 은행권은 2018년부터 앱 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분산된 서비스 앱 6개를 통합한 '쏠(SOL)'을 운영 중이다. 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하나은행은 지난해 8월 뉴 하나원큐를 론칭했다. 우리은행은 우리WON뱅킹, 농협은행은 올원뱅크를 통합 앱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통합 앱의 서비스를 개선해 소비자들이 편리하고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앱을 만들었다"며 "앱 개선 작업은 계속해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9년 12월부터 금융권에 전면 도입된 오픈뱅킹을 이용하면 은행별로 다른 앱을 쓰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금융 앱으로 다른 금융사의 계좌를 조회하고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사용하는 주거래 은행 앱이 있다면 앱 내에 있는 오픈뱅킹 항목에서 내가 가진 다른 은행계좌들을 입력하면 된다. 그러면 '내계좌 한눈에' 즉 어카운트 인포 페이지가 연동되면서 내가 가진 모든 계좌들을 한꺼번에 조회하고 거래할 수 있게 된다.

A은행 앱에서도 B은행 계좌로 들어가 C은행으로 돈을 송금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오픈뱅킹(open banking)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은행 앱 숫자는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오픈뱅킹 참가기관이 늘어나면서 기존 은행 앱 서비스가 개선되는 등 서비스 경쟁이 촉진되고 있다"며 "앱 중복 설치에 대한 불편도 많이 사라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업계에선 하나의 앱에서 은행 업무를 포함한 간편결제, 주식투자, 보험 등 모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서비스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이 이달 초 은행 카드 종합금융 등 자회사 자산현황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

권흥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오픈뱅킹 도입으로 은행 간 서비스 경쟁이 시작되면서 흩어진 서비스를 통합하는 금융사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며 "소비자 불편을 줄이기 위한 통합 금융서비스로의 전환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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