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젠 외국인 부동산 중개도 AI로 합니다"

입력 2021-01-08 07:21   수정 2021-01-08 14:35


부동산 공인중개업자들 사이에서 주한 미군, 외국 기업의 한국 주둔 주재원 등 외국인 중개는 어렵고 까다로운 업무 중 하나로 꼽힌다. ‘갑질’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중개사 개인에게 불합리한 업무를 많이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를 지켜본 서울글로벌부동산협회의 윤선화 회장(한양대 경영학과 겸임교수)은 외국인 중개에 대한 매뉴얼 마련이 시급하다고 느꼈다.

2018년 윤 회장은 시에서 지정한 외국인을 상대하는 글로벌부동산중개사무소 회원들과 외국을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 기업인을 모아 글로벌부동산협회를 만들었다. 각종 외국어에 능통한 중개사들이 외국인을 많이 상대하는 중개사들을 도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 애썼다.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싶은 목적도 있었다. 하지만 몇몇 뜻있는 사람들의 노력만으로 시장의 관행을 바꾸기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윤 회장은 ”회원들간의 의견을 한가지 방향으로 일치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도 이 정보를 전국의 중개사들에게 전달하는 것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마포구에서 윤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중개업소를 찾아 이야기를 들었다.


윤 회장은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매뉴얼 정착을 위해선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플랫폼에서 중개를 하면 개인과 개인간에 발생하던 불합리한 관행들이 줄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거래를 하려면 플랫폼 내의 매뉴얼을 따를 수 밖에 없으니까요. 외국인 관련 중개 데이터를 축적하고 전국을 넘어 해외까지 광범위한 네트워킹을 구축할 수 있는 장점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실현할 만한 기술력을 가진 플랫폼을 찾기 어려웠죠.“

그때 윤 회장의 눈에 띈 것이 ‘한경AI중개사’였다. 한경 AI중개사는 한경닷컴과 셰어킴이 공동으로 인공지능 기반 부동산 빅데이터 활용한 '나집사랩' 솔루션을 제공하는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KT와 한경이 제공하는 태블릿PC를 통해 셰어킴이 2년여 간 축적한 부동산 관련 공공데이터, 전국 3800만 필지에 대한 인공지능 추정 시세 등을 볼 수 있다. 현직 공인중개업자들이 프로그램 개발에 직접 참여한 것이 특징이다.

“지금껏 다양한 부동산 중개 플랫폼을 봤지만 대부분이 호가 등 제한된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한경AI중개사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중개는 물론이고 인공지능이 추정하는 시세, 중개 물건에 대해 분석한 자동 리포트 생성 등 부동산 중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더군요. 국내 사정에 어두운 외국인 매수자는 물론이거니와 국내에 직접 들어와서 물건을 거래하기 어려운 외국인 매도자를 위한 최적의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경AI중개사를 통해 10여년이 넘게 개척하기 위해 애써온 외국인 중개 시장을 구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윤 회장의 참여로 한경AI중개사는 국내 부동산 중개 플랫폼 중 외국인 거래를 지원하는 첫 프로그램이 됐다. 이르면 올 상반기 외국인 매물 대상 중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매매나 전월세 매물을 찾는 외국인 고객을 상대하는 것은 물론 해외에 거주하는 매도자가 내놓는 국내 매물도 취급하게 된다. 이같은 서비스를 론칭한 것에 대해 윤 회장은 부가가치를 가늠하기 어려운 신시장을 개척했다고 평가했다.

“해외에 출장을 갔을 때 한가지 사례를 봤어요. 해외 이민 2세인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며 상속해 준 부동산이 한국에 있었어요. 상가 건물은 물론 아파트까지 자산 규모가 상당했는데 이 분이 이민 2세대다 보니 한국말도 못하고 한국 사정에도 굉장히 어두웠습니다."

윤 회장이 만난 이민 2세는 어려움이 많았다. 상속 재산을 사용하지도 못하고 팔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런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주재원이라던지 한국시장에서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고 싶은 분들이라던지 국내 부동산이 필요한데 정보가 없는 분들도 있죠. 이같이 해외 관련 국내 부동산 매수 및 매도 수요가 굉장해요. 하지만 이를 다루던 플랫폼이 없었는데 한경AI매물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게 되는 셈이 되죠."

외국인 중개 시장이 단순히 주택을 거래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게 윤 회장의 판단이다. 국내에 자리를 잡는다면 일자리와 관련된 부동산이나 관련 서비스도 동반된다고 봤다.

”외국인 사업가가 국내 시장에 들어왔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는 국내에 거주할 주택 뿐만 아니라 사무실도 얻어야겠죠. 유통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물류센터 부지도 필요할 것입니다. 국내에서 부동산을 얻는 과정에서 필요한 이동 서비스, 생활지원 서비스 등도 빅데이터화해 새로운 서비스를 또 내놓을 수 있죠. 프로그램을 제대로 정착시킨 후 해외 부동산 플랫폼과 연계해 중개사들에게 국제 자격증인 국제 공인부동산자산관리사(CPM), 국제 부동산 투자분석전문가(CCIM), 해외부동산전문가(CIPS) 등을 위한 과정도 교육할 계획입니다. 외국인 중개 하나로 확대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많죠. 어마어마한 잠재 수요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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