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KPMG "전통은행의 생존, 소비자 접점과 플랫폼 장악에 달렸다"

입력 2021-01-08 10:30  

≪이 기사는 01월07일(17: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와 같은 네오뱅크, 핀테크·빅테크 금융 플랫폼의 도전이 더욱 거세지면서 시장을 지키기 위한 시중은행들의 싸움이 더욱 힘겨워질 전망이다.

삼정KPMG는 7일 ‘은행산업에 펼쳐지는 디지털 혁명과 금융 패권의 미래’ 보고서에서 전통은행의 생존 여부를 결정할 트렌드로 ①은행의 플랫폼화 ②밸류체인의 언·리번들링 ③협력의 시대 대두 ④인공지능(AI) ⑤데이터 기반 서비스 등을 꼽았다.

은행의 플랫폼화
은행의 플랫폼화는 뱅킹 마켓플레이스, 오픈뱅킹, 서비스형 뱅킹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뱅킹 마켓플레이스는 은행이 제공하지 않는 금융서비스에 대해 수요가 있을 경우 핀테크 기업 등 다양한 파트너 기업의 금융서비스를 통합해 은행이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늘리는 형태다.

오픈뱅킹은 은행이 핀테크 기업과 같은 제3자가 은행의 데이터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개방)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개방된 데이터를 활용해 제3자가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필요한 API(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서버·네트워크 등 개발에 필요한 IT인프라 뿐만 아니라 개발된 서비스를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까지 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 농협은행의 오픈API사업이 대표적이다.

서비스형 뱅킹은 은행 데이터와 기능에 대한 접근을 허용함으로써 은행의 디지털 뱅킹을 제3자의 상품·서비스 혹은 제3자가 운영하는 플랫폼에 통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말한다. 예컨데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자사 서비스에 서비스형 뱅킹을 도입한다면, 직방은 금융 기관이 아님에도 사용자에게 온라인 대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오픈뱅킹은 제3자가 자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은행 데이터를 활용하는 정도지만, 서비스형 뱅킹은 은행의 디지털 뱅킹서비스를 제3자의 서비스에 결합시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금융 리번들링
언번들링이란 송금 기능을 특화한 '토스'와 같이 단일 서비스를 핀테크 기업이 특화해 제공함으로써 은행의 밸류체인을 잠식하는 현상이다. 국내 시장은 이 단계를 넘어 소비자에게 인정받은 금융서비스들이 모여 단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통합되는 리번들링 현상이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력한 앱이 등장해 고객과의 접점을 장악하면 은행은 테크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
인공지능(AI) 도입으로 비용 절감, 업무 자동화 외에도 AI를 중심으로 하는 차별화된 비즈니스 전략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술 변화의 흐름을 따라 가지 못하고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안주하는 은행들은 심각한 경쟁력 저하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협력의 시대
앞서 언급한 서비스를 위해 은행들은 향후 가장 큰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빅테크·핀테크 기업과의 협력을 늘릴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IT하청업체 등에 위탁해 자체개발한 서비스 수준으로는 빅테크기업의 수준 높은 플랫폼에 대항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묘한 공생관계는 전략적 제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짐에 따라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금융 기업과의 전략적·기능적 파트너십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오프라인 채널인 지점의 경우, 획일적인 축소가 아닌 고객관계 강화를 위한 채널로 역할 전환이 필요하다. 온라인 채널은 기능 및 편의성을 중심으로 단순화하여 고객 경험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은행 디지털 채널은 주요 기능을 중심으로 통합하되, 은행 외 다른 금융 부문의 서비스도 연계하는 원스톱 서비스가 뱅킹 리번들링의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데이터기반 서비스
오픈뱅킹이 본격화되고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이 상용화되면서 고객 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개인화·맞춤화된 금융서비스가 확대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은행이 제공하는 모든 금융서비스가 고객과 상호작용하는 형태로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장지수 삼정KPMG 금융컨설팅본부장 부대표는 “은행의 디지털 도입은 단순한 업무방식이나 프로세스 변화가 아닌 전략과 비즈니스의 변화"라며 "2021년 마이데이터 사업 등이 시행되면 은행의 경쟁 상대가 대형 빅테크, ICT 업체 등으로 확대되기 때문에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경영관리와 조직운영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KPMG는 해외 은행들 가운데 미국 골드만삭스, 스페인 BBVA, 이스라엘 르미은행 등이 디지털 시대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2016년 리테일 디지털 대출 플랫폼인 ‘마커스’를 출시해 2019년 5월 기준 460억달러의 예금과 47억달러의 대출자산, 40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골드만삭스는 인수합병(M&A)과 파트너십 등을 통해 마커스를 종합 금융투자 플랫폼으로 확장하며 온라인 리테일 금융사업을 확대 중이다. 스페인 바로셀로나지역 최대 은행인 BBVA는 그룹의 핀테크화를 목표로 디지털 혁신을 위해 디지철 DNA를 이식하는 혁신 전략을 추진 중이다. 2019년 기준 디지털 고객은 3210만명을 확보했다. 디지털 판매는 2019년 기준 매출액의 45%, 거래건수의 59%를 차지하는 등 디지털 성과가 가속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 르미은행은 디지털 세대를 겨냥한 독립형 모바일 전용 뱅킹 플랫폼 ‘페퍼’를 기반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투자 플랫폼 ‘페퍼인베스트’를 출시하는 등 디지털 뱅킹 서비스 영역을 지속적을 확장하고 있다. 르미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페퍼는 유연하지 않은 레거시 시스템, 민첩성 부족 등 전통적 은행이 겪고 있는 여러 제약조건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환경 변화에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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