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애플은 현대차를 선택할 것인가.. "아직 불확실"

입력 2021-01-08 17:33   수정 2021-01-08 18:17

≪이 기사는 01월08일(13:1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 그룹과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공동 개발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협력이 현실화될 경우 미래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성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완성차 업체가 애플 등 빅테크 기업의 또 다른 '폭스콘'(위탁생산업체)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각도 존재한다.

◆현대차 "협의 진행 중...아직 결정된 바 없다"
8일 현대차는 이날 언론 보도로 불거진 애플과의 전기차 생산 협력설과 관련, "당사는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애플은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이름의 전기차 로드맵을 추진해왔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애플카' 개발을 위한 수백명 규모의 팀을 갖추고 있다. 프로젝트 초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했던 이 팀은 현재 드라이브 시스템, 차량 내부 및 외부 차체 설계 개발 등 차량 설계까지 연구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카의 출시 시점은 향후 5~7년 내로 예상된다. 애플은 작년 말 스튜어트 바워스 전 테슬라 부사장을 고용한 데 이어 조나단 시브 전 테슬라 차량 엔지니어 등 테슬라 출신 엔지니어들을 고용했다. 차량의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자동차를 양산하기 위해 필요한 설계 역량까지 갖추려는 시도다.

현대차와 애플의 협력이 구체화된다면 이는 애플의 '소프트웨어'와 현대차의 '하드웨어'의 결합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대차는 자체 전기차의 설계부터 생산, 기초가 되는 주요 부품 생산까지 하드웨어 분야의 높은 경쟁력을 갖춘 업체다. 지난 해 12월 로봇 개발업체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로보틱스, 모빌리티 기술을 결합한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애플과의 협력은 일단 현대차로선 호재라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현재 단계에서 협력의 수준을 가늠하긴 어렵지만 업계선 미래 배터리 등 전기차 핵심 부품 공동 개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부품 공동 개발에 이은 최종 단계는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이 갖고 있지 못한 실제 차량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한 OEM(주문자위탁생산)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애플, 구글 등 빅테크 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하드웨어적 기술 실현을 이룬 차량 대량생산 역량"이라며 "수직계열화된 현대차의 밸류체인은 이들에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력이 구체화된다면 신차 사이클 성공, 전기차 시장에서의 성장을 넘어 현대차에 새로운 레벨의 기업가치가 부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차 밸류체인 선점은 '호재' 빅테크 위탁생산 기지 전락은 '우려'

반면 일각에선 우려의 시각도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현대차 외 여러 완성차업체에 협의를 제안한 상태다. 전기차 생산에 있어선 다른 완성차 업체들을 앞서나가고 있는 미국 GM을 비롯해 포드, 독일 아우디폭스바겐, 도요타 등 현대차가 애플의 최대 협력사가 될 것이라 낙관하긴 이른 상황이다.

더불어 완성차 외에도 경쟁자는 존재한다.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로 이미 벤츠, BMW, 도요타, 재규어 등 다양한 업체의 차종을 위탁 생산하고 있는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 등이 대표적이다. 작년 말 LG전자는 마그나와 전기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생산을 위한 합작 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부품 사업부를 보유하고 있는 LG전자는 2018년 세계 5위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업체인 오스트리아 ZKW를 인수하기도 했다. 마그나는 애플카 개발 초기부터 협업이 거론돼온 업체다. 완성차 업체가 아닌 전자·정보통신 업체가 전기차 시대에 맞는 전장 부품을 생산하고, 전통의 위탁 생산업체와 결합해 전기차 OEM시장을 장악할 가능성도 존재하는 셈이다.

완성차 업체가 마치 애플과 폭스콘의 관계처럼 빅테크 기업의 위탁생산 기지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존재한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자동차 위탁 생산의 수익률은 3% 안팎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비슷한 수탁생산 형태지만 수급 불균형, 고도의 기술력 통한 초격차를 통해 20~30% 가량의 수익률을 내고 있는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와는 다른 양상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같은 완성차 업체로선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전방위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최대한 전기차 밸류체인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며 "수익성은 미지수지만 위탁생산 기능을 확대하기 위한 인수합병(M&A)이나 독립 법인 설립 등 향후 빅테크 기업들이 모빌리티 시장에서 얻는 성과를 공유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