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채권자금도 빨아들인다…장단기 금리차 7년래 최대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1-01-09 09:59   수정 2021-01-09 10:41

채권시장에 찬바람이 분다. 증시가 투자금을 빨아들이면서 안전자산인 장기 국채값(국채 금리)은 하락(상승)하고 있다. 국내 장기 국고채와 단기 국고채 간 금리 격차(장단기 스프레드)가 7년 만에 최고치로 벌어졌다. 실물경제가 반등 양상을 보이는 만큼 안전자산 선호도가 약화되고 있어 장단기 스프레드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고채와 3년 만기 국고채 간 금리 격차는 지난 6일 0.778%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4일 장단기 스프레드는 2014년 1월 9일(0.779%포인트) 후 가장 크게 확대됐다. 장단기 스프레드는 건설수주액, 소비재·자본재 수입 등과 함께 대표적 경기선행지수 지표로 통한다. 경기가 좋아진다고 예상되면 10년 만기 국고채 등 안전자산 선호도가 약화되기 때문이다. 경기가 확장기에 들어서는 만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기대도 반영된다.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면 금리 격차를 벌리고 있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7월 30일만해도 연중 최저인 연 1.281%에 거래됐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 백신 보급 기대로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난 4일 연 1.731%로 치솟았다. 3년 만기 국고채도 지난해 8월 5일 연 0.795%로 사상 최저점을 찍었지만 이후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난 6일 연 0.953%로 올랐다.



올해 경제 성장률이 3%(한은 전망치)를 기록하는 등 실물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에 장기채 금리가 뛰고 있다.

국채 발행물량이 증가하는 것도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 정부는 올해 국채 176조50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을 세웠다. 작년보다 1조9000억원가량 늘어나는 데 불과하지만 2016~2019년 연평균 발행 규모인 100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국채 공급이 늘면 채권 가격이 하락해 시장금리가 오른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확장적 재정 우려에 장기채를 중심으로 금리가 오르는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시장금리가 불안정하면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미 중앙은행(Fed)처럼 과감하게 채권을 사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채 10년물을 중심으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약화되는 반면 대표적 위험자산인 주식은 투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3100선을 돌파하는 등의 여파로 채권을 던지고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평가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뜨거워지는 주식시장으로 투자금이 몰려가면서 채권시장은 한산한 분위기"라며 "증시가 과열되는 만큼 앞으로도 장단기 스프레드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선 연구원은 "올 2분기에 반도체 산업 업황과 한국 수출 증가율이 정점을 기록하면서 장단기 스프레드도 고점을 기록할 것"이라며 "장단기 스프레드는 0.8%포인트대를 정점으로 축소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장단기 스프레드가 갈수록 확대될 경우 시장금리 오름세가 이어질 우려도 있다. 한은이 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로 내렸지만,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가계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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