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나(MGA)가 2021년 전기차 유망종목에 꼽힌 이유는? [허란의 해외주식2.0]

입력 2021-01-11 07:00   수정 2021-01-11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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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테슬라 광풍에 이어 애플카까지 가시화되면서 올해에도 전기차 테마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헤지펀드인 사토리펀드의 설립자인 댄 나일스가 2021년 핵심 포트폴리오 5개를 공개했는데 전기차 테마로 캐나다의 자동차 부품회사 마그나 인터내셔널(NYSE: MGA)을 추천하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마그나는 지난해 12월23일 LG전자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사 설립을 발표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확실히 각인된 회사일 텐데요. LG전자는 파워트레인의 핵심부품인 모터, 인버터 관련 사업 등을 물적 분할해, 신설회사의 지분 100% 중 49%를 마그나의 계열회사인 오스트리아 마그나 메탈포밍에 처분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합작사 설립 발표 하루 전날 애플이 2024년 전기차를 양산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애플카의 생산 파트너 후보로 꼽히는 마그나의 주가는 10% 이상 뛰었습니다.

시장에서는 마그나가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전기차 완성차 업체로 변신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통의 레거시 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혁신회사로 거듭나는 것을 보는 것은 언제나 흥분되는 일인데요. 대부분이 코닥이나 폴라로이드 사례처럼 실패로 끝나기 때문일 겁니다.

그럼 지금부터 63년 전통의 자동차 부품회사 마그나가 어떻게 전기차 완성차 업체로 변신하고 있는지 살펴보실 까요?
피스커 전기차 생산

LG전자와의 합작사 설립 발표 이전에 마그나에 대한 기대감에 불을 지핀 건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NYSE: FSR)입니다. 마그나는 지난해 10월 피스커에 차량 플랫폼을 공급하고 피스커 전기차를 단독 생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피스커는 테슬라의 모델S를 디자인할 뻔했던 차량디자이너 헨릭 피스커가 2016년 만든 회사인데요. 피스커는 지난해 10월30일 스팩(SPAC) 상장이라는 우회경로를 통해 미국 증시에 입성했습니다.

마그나는 전기차 생산 계약의 일환으로 피스커 지분의 최대 6%, 약 30억달러 상당의 피스커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습니다.

피스커는 사실 돌아온 역전의 용사 같은 회사입니다. 헨릭 피스커는 테슬라에서 나온 뒤 2007년 피스커 오토모티브를 설립했는데요. 2011년 12월 첫 생산한 전기차 카르마에서 배터리 리콜이 발생하면서 자금난에 시달리다 2014년 2월 카르마의 차량 설계 및 제조 시설을 중국의 완샹 그룹에 매각했습니다.

헨릭 피스커가 2016년 다시 세운 피스커는 2020년 CES 가전전시회에서 테슬라 모델 Y를 경쟁차로 지목하며 피스커 오션 SUV를 공개했습니다. 이 차는 2021년 하반기부터 생산해 2022년부터 인도될 예정입니다. 가격은 3만7499달러로 월 399달러를 내면 차량을 '구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스타트업의 제조공장

마그나는 피스커와 협력을 시작으로 전기차 스타트업의 제조공장으로 포지셔닝을 본격화 했습니다. 공장이 없는 팹리스 반도체 설계사들에게 TSMC와 삼성전자가 제조공장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전기차, 자율주행차를 만들고 싶은 스타트업에 마그나가 엔지니어링, 디자인, 제조, 도색, 조립까지 모든 공정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는 얘기입니다.

스타트업의 컨셉을 마그나가 현실로 만들어주는 거죠. 소니가 2020년 CES에서 공개한 전기차 컨셉카 비전S의 플랫폼도 마그나가 만든 거였습니다.

마그나 최고경영자(CEO)인 스와미 코타기리는 지난 4일 “피스커와의 협력은 마그나의 고유한 강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추구한 훌륭한 사례”라며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전기차 플랫폼, 완전한 첨단운전자 시스템(ADAS), 공동차량 엔지니어링 및 제조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전기차 OEM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마그나는 스팩 상장을 앞둔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Canoo)의 생산도 대행하는 계약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의 전기차 아크폭스의 생산을 개시했고요.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는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차 양산 프로젝트에서 마그나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BMW, 인텔, 모빌아이의 컨소시엄에도 합류해 2021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시스템을 개발하고 있고요.
63년 전통의 자동차 부품사

이쯤 되면 마그나가 원래 자율주행 전기차 업체인가 보다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마그나는 1957년부터 내연기관차 자동차 부품업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캐나다 온타리오 오로라에본사가 있으며 전세계 15만명이 넘는 직원을 두고 있습니다.

마그나의 매출은 2019년 기준 394억달러로, 독일의 보쉬, 일본의 덴소에 이은 글로벌 3위 자동차 부품사입니다. 유럽과 북미권의 GM BMW 포드 다임러 폭스바겐이 주요 고객사입니다.

주력 사업부의 매출 비중을 보면 익스테리어 42%, 파워트레인 29%, 시트 14%, 어셈블리 17% 입니다. 섀시 바디 트림 공기역학 설계 ESS 파워트레인 트랜스미션 ADAS 자율주행시스템 콘솔 조명 좌석시스템 사륜구동 시스템 등 자동차에 필요한 모든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단순히 부품업체냐. 마그나는 오스트리아 자회사 마그나 슈타이어를 통해 완성차를 직접 생산하고 있습니다. 마그나 슈타이어는 1970년대부터 벤츠 아우디 BMW 등의 차량을 위탁 생산해왔습니다. 연간 25만대 생산규모의 최대 자동차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 업체입니다.
경제적 해자

주목할 점은 마그나가 기술혁신을 계속해 왔다는 것입니다. 기술력 우위는 글로벌 탑 자동차 부품사로 자리매김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전기차 완성차 업체로 변신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경제적 해자 역할을 한 마그나의 핵심 기술은 무엇일까요?

마그나의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 기술은 이미 100종이 넘는 자동차에 적용하고 있을 정도로 강점이 있습니다. 후방 카메라를 최초로 만든 것도 마그나입니다.

마그나는 라이다(LiDAR), 레이더는 물론 센서 분야에서 유리한 기술력을 확보하며 자율주행 ADAS 기술분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4일엔 마그나의 ADAS를 피스커의 오션에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마그나는 BMW와 협력한 고체 라이다 솔루션을 올해 시장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2018년에는 새로운 아이콘 레이다 시스템을 개발했는데요. 사람이 깜빡이는 시간보다 50배 빠른 속도로 300미터 주변을 스캔할 수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고화질 아이콘 레이더는 군용등급으로 인증을 받은 차세대 레이더로 꼽힙니다.

마그나의 핵심사업인 파워트레인은 모듈화와 확장이 가능해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에 모두 최적화 돼 있습니다. 마그나는 또 차체 구조와 외관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업계 최초로 전기차용 다중 소재 배터리 트레이를 개발했습니다.

마그나는 LG전자 사례에서 보듯 합작투자나 M&A를 통해 기술을 혁신하는 전략을 써왔는데요.

자동차 조명 분야에선 로히니(Rohinni)와의 합작 투자를 통해 종이처럼 얇은 유연한 소재에 박막 마이크로 및 미니 LED를 사용해 고성능의 유연한 조명을 선보였습니다.

20년 전 크라이슬러 미니밴을 위한 최초의 전동 개폐식 리프트게이트를 출시한 주인공도 마그나입니다. 마그나는 2018년 햅트로닉(Haptronik)을 인수해 첨단 전동 도어 SmartAccess에 모션을 제어하는 햅틱 기술을 추가했습니다. 손을 흔들어 옆 문을 열거나 닫을 수 있고 인접 차량을 감지해 문 열림을 정지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외부 손잡이가 필요하지 않아 새로운 디자인도 얼마든지 가능하고요.
전통 배당주냐, 전기차 성장주냐

마그나는 전통이 있는 배당주일까요, 전기차 성장주일까요? 시장에서는 마그나가 꾸준한 이익을 내는 공룡 기업일 뿐만 아니라, 전기차 주요 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키우고 있습니다.

63년 전통의 마그나는 자동차 부품회사로 안정적인 배당주로서의 매력도 높습니다. 배당수익률은2.75%에 달합니다.

지난 10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큰 변동성 없이 꾸준히 증가했지만 성장주로 도약하기엔 한계가 있었는데요.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마그나도 배당주에서 성장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피스커 전기차 생산 합의부터 LG마그나 합작사 설립 발표, 여기에 애플카 보도까지 겹치면서 지지부진했던 마그나 주가는 1년 전보다 35% 올랐습니다.

애널리스트 목표가는 최저 45달러, 최고 91달러입니다. 10일 기준 주가는 75달러선으로 평균 목표가인 70달러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시가총액은 217억달러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1배 수준입니다. 테슬라의 PER이 191배인 것을 감안하면 댄 나일스가 마그나가 전기차 트렌드에 올라타기 위한 값싼 방법이라고 평가한 것도 이해가 됩니다.
애플은 기회, 테슬라는 리스크?

마그나의 기회요인과 위험요인은 무엇일까요? 기회는 애플, 위험은 테슬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애플이 자동차분야에 진출한다는 소식은 2015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요. 마그나는 2016년 애플의 전기차 프로젝트에서도 협력을 해왔습니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스 맥낼리 애널리스트는 "만약 애플이 진짜 완성차를 만든다면 마그나 슈타이어가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LG전자가 애플카에 전기차 구동시스템을 공급하고 마그나가 차량을 생산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됩니다.

마그나의 위험은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거의 독점하는 경우일 텐데요. 애플의 아이폰이 그런 것처럼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대부분 차지한다면 나머지에게 돌아갈 파이는 적겠죠.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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