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구자철 KPGA 회장 "매치플레이·윈터투어 도입, 판 키우겠다"

입력 2021-01-10 18:12   수정 2021-01-11 00:30


구자철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은 자수성가한 기업인이다.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1923~2016)의 막내아들이지만 자신만의 사업으로 승부를 내고 싶었다. 1993년 전선을 감는 나무통을 만드는 세일산업을 창업한 뒤 독립했다. 남과 다른 아이디어로 위기를 극복하고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09년 LS그룹으로 돌아올 때 그의 손에는 건설, 자동차 부품 생산 등을 하는 강소기업들이 들려 있었다.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LS타워에서 만난 구 회장은 “남자프로골프를 스스로 수익을 내는 투어로 만들고 싶다”며 말문을 열었다. 팬들이 반할 만큼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기업가인 그의 눈은 소비자인 관중을 향했다.

“매번 똑같은 형식의 대회로는 팬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죠. 그래서 작년에는 화끈한 공격 골프를 보여줄 수 있는 스테이블포드(이글이나 버디에 파나 보기보다 가중치를 더 주는 점수제) 방식의 대회를 열었어요. 올해는 겨울에도 남자골프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윈터투어를 열고 매치 플레이 형식의 대회도 개최할 계획입니다.”

이달 하순부터 3월까지 전북 군산CC에서 다섯 차례 열리는 윈터투어에는 아마추어 골퍼들도 출전할 수 있다. 구 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전지훈련을 못 하는 코리안투어 선수들의 실전 감각 유지를 돕는 방안을 찾다가 윈터투어를 떠올렸다”며 “투어 프로부터 아마추어까지 함께 참여하는 투어를 통해 골프대회가 없는 겨울철 틈새시장을 공략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취임한 구 회장은 곧바로 코로나19라는 난제를 만났다. 대회가 줄줄이 취소됐고, 시즌 성립마저 흔들렸다. 그는 전국을 발로 뛰며 골프장과 스폰서들을 설득했다. 1주일에 2~3일은 대회장을 구하기 위해 지방에서 머물기 일쑤였다. 지난해 7월에는 사재를 털어 대회를 열기도 했다. 구 회장의 노력에 LF, LG전자, 웹케시그룹 등 새로운 스폰서들이 남자 골프판에 뛰어들었다.

“힘들 때 손을 내밀어준 후원사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올해엔 지난해보다 6개 많은 17개 대회 개최를 목표로 삼고 있어요. 2~3년 정도 지나면 양용은, 장익제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들이 챔피언스(시니어)투어에서 뛰게 됩니다. 골프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챔피언스투어 대회 유치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구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갤러리들이 입장해야 투어가 제자리를 찾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코로나19의 위험이 사라지고 갤러리 입장이 허용되면 홀 하나는 술을 마시면서도 응원할 수 있는 스타디움 형태로 꾸민 대회를 열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엄숙주의 일변도에서 벗어나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피닉스오픈 같은 ‘골프 해방구’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부대 행사를 늘려 골프 관객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함께 나들이를 올 수 있는 공간으로 대회장을 꾸미고 싶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남자골프를 지원하는 후원자 그룹을 꾸릴 뜻도 내비쳤다.

“오거스타내셔널GC가 세계 최대 규모의 마스터스토너먼트를 열 수 있는 것은 수만 명의 페트론(후원자)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속 가능한 재원 마련을 위해 KPGA아너소사이어티(가칭)를 구축해 KPGA투어에 일정액을 후원하는 조직을 꾸려보려고요. 투어 프로들이 참가하는 연 1~2회 정도의 오프라인 모임과 더불어 다양한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모임이라면 성공할 수 있을 겁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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