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끝났으니 나가라" vs "건물은 내 명의, 못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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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11 17:29   수정 2021-01-20 18:32

"계약 끝났으니 나가라" vs "건물은 내 명의, 못 나가"


국내 최대 대중제 골프장인 스카이72를 둘러싼 소송전의 막이 올랐다. 땅 주인인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건물 및 골프 코스의 소유권을 가진 스카이72가 치열한 법정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스카이72 관계자는 11일 “공항공사가 지난 4일 인천지방법원에 제기한 토지 반환 및 건물과 코스 등 지상물에 대한 소유권 이전 소송에 대한 반소로 지상물 매수 청구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법적 다툼이 끝날 때까지는 사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2002년 계약(실시협약)을 맺고 스카이72 골프장 조성 사업을 추진했다. 공항공사가 활주로 부지를 땅으로 대면 건물과 코스는 스카이72가 조성하기로 했다. 스카이72는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골프장을 운영하는 대신 매년 공사에 토지 임대료를 냈다. 두 회사는 계약 만료 기간인 2020년 말 코스와 건물을 철거 및 인수인계하기로 합의했다.

갈등은 활주로 건설 계획이 표류하면서 빚어졌다. 활주로가 건설되면 철거될 운명이던 골프장이 계약기간 만료 뒤에도 온전히 남은 것. 골프장이 누구 것인지와 관련해 실시협약의 성격이 쟁점이 됐다. 공항공사는 실시협약을 민간투자(BOT) 방식 계약이라고 보고 있다. BOT는 민간사업자가 자금을 조달해 사회기반시설을 짓고 일정 기간 운영한 뒤 정부에 소유권을 넘기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스카이72의 지상물 권리와 토지 조성에 투입된 유익비 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공항공사의 판단이다.

스카이72의 생각은 다르다. 공기업인 공항공사가 민간투자 계약을 맺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최종 계약에도 ‘무상 인도’를 명시한 문구가 없는 만큼 단순 토지 임대 계약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스카이72가 추산하는 골프장 내 33개 건축물의 지상권과 골프 코스 구축에 투입한 유익비 등의 가치는 1570억원에 달한다.

공항공사가 지난해 9월 입찰을 통해 KMH신라레저를 새 사업자로 선정했지만 사업권이 언제 넘어갈지는 미지수다. 스카이72가 건물 등의 소유권을 넘기고 사업장에서 퇴거하지 않으면 골프장을 운영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골프장을 운영하려면 토지뿐 아니라 시설에 대한 소유권 또는 임대차 계약이 있어야 한다.

법조계에선 두 회사의 갈등이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건물과 골프 코스 등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만 6개월에서 1년까지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민규 법무법인 은율 변호사는 “사업장 퇴거를 위한 명도소송이 별도로 진행되면 1심 결론까지 일러야 6개월 정도 걸린다”며 “1심 법원이 만약 가집행 판결을 내려도 스카이72 측이 보증금을 걸고 집행정지를 신청할 수 있어 결국 최종심까지 갈 가능성이 큰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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