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장에 나홀로 우는 '박스피' 상품들

입력 2021-01-11 17:24   수정 2021-01-12 00:52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과 커버드콜펀드는 한때 수조원어치씩 팔리던 인기 상품이었다. 시장이 정체된 ‘박스피’ 시절 인기를 끌었다는 게 공통점이다. 하지만 왕년의 인기 상품이 급등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양매도 ETN은 시장지수 콜옵션과 풋옵션 상품을 동시에 매도하는 전략을 쓴다. 시장 지수가 일정 범위 내에 있으면 수익을 올리지만, 그 범위를 벗어나면 손실이 커지는 구조다. 커버드콜 펀드는 일반 종목에 투자하는 동시에 현재 주가보다 행사 가격이 높은 시장지수 콜옵션을 매도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옵션 만기일까지 시장지수가 행사가격 아래에 머무른다면 매수자는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기일 지수가 상승해 상대방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종목 투자로 얻은 수익까지 깎아먹는 구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TRUE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은 11일 0.38% 하락한 78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하락률은 10.27%에 달한다. 2019년 초 1조1000억원이었던 지표가치총액은 1178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 상품은 한국투자증권이 2017년 출시한 국내 첫 양매도 ETN 상품이다. 2019년 연초 기준 전체 ETN 시장의 14%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커버드콜 펀드도 신세는 비슷하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최대 규모의 커버드콜 펀드인 ‘신한 BNPP커버드콜 인덱스펀드’는 지난 1년 수익률이 7.56%에 그쳤다. 2017년 말 1조4000억원에 달했던 펀드 설정액은 1104억원까지 92.11% 급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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