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장 후보자에게 듣는다] 이종린 "젊은 변호사들의 아버지 같은 선배될 것"

입력 2021-01-11 12:03   수정 2021-01-11 16:09


전국 3만여명 변호사들의 수장을 뽑는 제 51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가 오는 25일 치러진다. 사상 최다인 5명의 후보자가 출마한 만큼 1,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진행할 가능성도 크다. 결선투표일은 오는 27일이다.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경제신문이 각 후보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 순서는 후보자 기호와 인터뷰 일자 등을 고려했다.

이종린 후보자(사법연수원 21기)의 공약 키워드는 ‘투명’과 ‘청년’이다. 투명한 대한변협을 만들어 청년 변호사를 위한 실용적인 제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자의 장남은 현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9기 출신의 신입 변호사다. 차남은 로스쿨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 후보자는 “아버지로서, 어른으로서 나부터 후배를 위할 줄 아는 협회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버지’같은 협회장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수장이라는 것은 가장 큰 어른이라는 뜻입니다. 어른 노릇을 할 수 있는 협회장이 되겠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아버지 세대로부터 혜택을 받은 세대입니다. 다음 세대, 즉 후배들에게 우리가 받은 만큼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회비만 매달 받아가고 협회가 현실적으로 아무 도움도 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바꿀 겁니다.”
▶청년 변호사들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제도를 생각하시나요?
“일단 월급을 일체 받지 않을 것입니다. 협회장 급여와 수익금 일부를 모아 3억여원 가까운 청년 변호사 기금을 만들 겁니다. 예컨대 청년 변호사들이 개업 자금이 필요할 때 저리장기로 대출해 주면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정기적으로 결산 내역도 투명하게 공개할 겁니다. 저부터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죠.”
▶청년변호사기금 말고 또 생각하고 계신 게 있습니까?
“미래 세대를 위해 선거문화도 바꿔 나갈 겁니다. 우리는 변호사지 정치인이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 대한변협 선거는 어떻게 보면 국회의원 선거보다 더 합니다. 선거캠프 차리고 사람들 영입해서 전략팀, 의전팀, 홍보팀 만드는데 그 사람들이 그대로 대한변협 집행부가 됩니다. 폐쇄적인 집행부가 되는 것이죠. 다른 의견이 들어올 창구가 없어집니다. 제가 협회장이 된다면 집행부의 60%를 공모할 계획입니다. 그래야 대한변협이 변할 수 있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해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갈 계획입니다.”
▶세대 통합에 관심이 많으시네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배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죠. 내려놓고 감싸안을 줄 아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6년간 변호사 생활만 했습니다. 처음에 사건이 없을 때, 의뢰인이 하나도 없을 때 얼마나 가슴이 답답한지 잘 압니다”.
▶법조시장이 어렵다는 얘기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우선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줄여야 합니다. 일본 인구가 우리나라보다 2.5배 정도 많고 사법 구조는 거의 유사합니다. 일본에서 연간 배출되는 변시 합격자수가 현재 1500명 선인데 일본에서도 700~1000명이 적정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비율로만 따지면 국내에선 500~600명이 맞지만 현실성이 떨어지니 마지노선이 1000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호사 수 감축을 두고 ‘밥그릇 지키기’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물론 밥그릇을 지켜야 하는 것도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금처럼 많은 수의 변호사시험 합격생들을 배출하는 것은 인재를 양상하는 것이 아니라, 인재를 사장시키는 제도라는 점입니다. 투자한 시간과 돈에 비해 대형 로펌에 들어간 소수의 인재들 빼고는 대다수의 인재들이 자기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인적자원밖에 없는 나라에요. 정부도 이 점을 고려해서 정책을 바꿔야 합니다.”
▶직역수호 얘기도 안 할수가 없습니다.
“(변협) 회원들도 알겠지만 직역수호 문제는 우리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법률 제정과 맞닿아 있는 문제죠. 현실적으로 봐야 합니다. 유일한 지방(변호사협회) 회장 후보자인만큼 지방회장 협의회 등 인적 네크워크를 활용해 실질적으로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을 겁니다. 큰 부동산 거래, 상장회사 사외이사 부분에서도 변호사 직역을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법률 플랫폼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쉽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사적 영역이 아닌 공적 영역으로 끌고 오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변협이 자료를 모아 충분히 우월성을 갖춘 플랫폼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우리 회원들에게는 거의 무료로 제공하는 등의 방법을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선거운동 첫날에 명함을 못 돌렸다고 들었습니다.
“선거 규정에 따르면 후보 명함에 공약이나 경력을 넣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처음엔 몰라서 넣어서 명함을 만들었는데 규정을 알고 난 뒤 이를 빼고 다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첫날 인천지방변호사회장 명함을 돌리는 해프닝이 있었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이기기 위한 공약이 아닌 회원들을 위한 실현 가능한 공약, 실용적인 공약을 고민했습니다. 이기기 위한 공약은 실제로 이기고 나면 사라집니다. 협회장으로서 실제 실행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습니다. 저도 처음 변호사 생활을 시작할 때 집에 월급 한 푼 못 갖다줬던 기억이 있습니다. 가슴이 답답한 정도가 아니라 절박하고 창피했습니다. 개업 변호사로서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아는만큼 회원들을 위해 희생하는 협회장이 되고 싶습니다.”
▶협회장이 되면 이제 다른 의미로 월급을 못 갖다 주실텐데요.
“협회장 임기가 20년도 아니고 2년이지 않냐며 아내가 흔쾌히 허락해줬습니다.(웃음) 내 뜻을 이해해줘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이종린 변호사

-1981 경복고 졸업
-1985 연세대 법과대학 졸업
-1989 연세대 대학원 졸업
-1989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1992 사법연수원 제21기 수료
-1995 변호사 이종린 법률사무소(부천) 개설
-2006 법무법인 정동 대표변호사
-2015~2018 인천지방변호사회 제1,2 부회장 각 역임
-2016 대한변호사협회 이사 역임
-2019 인천지방변호사회 회장 역임(2020년 12월10일까지)
-現 법무법인 정동 대표 변호사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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