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부터 일본 관리…제주 남단 하늘길 관제권 넘겨받는다

입력 2021-01-11 16:02   수정 2021-01-11 16:12



1983년부터 일본이 맡고 있던 제주 남단 하늘길의 관제권이 우리나라로 넘어온다. ‘제주남단 항공회랑’ 가운데 중국이 관제하는 구역에 대해서는 한·중 관제기관 간 직통선을 설치하는 등 협조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한·중·일 관제권 혼선이 해결되면서 제주남단 하늘길의 항행 안정성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제주남단 항공회랑을 대신할 새로운 항공로와 항공관제체계가 오는 3월부터 시행된다고 11일 밝혔다. 항공회랑은 하늘길이 복도처럼 좁아 특정 고도로만 비행이 가능한 구역을 말한다. 일반항로에서는 항공기가 고도를 바꿀 수 있지만 항공회랑에서는 불가능하다.

제주남단 항공회랑은 1983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중재를 통해 임시 방편으로 생긴 항공로다. 중국 상하이~일본을 연결하는 길이 519㎞, 폭 93㎞ 구역이다. 이중 259㎞에 해당하는 구역이 한국의 비행정보구역이다. 동경 125도를 기준으로 왼쪽은 중국이, 오른쪽은 일본이 관제권을 갖고 있다. 당시 한국이 아직 중국과 수교를 맺지 않은 상황이라 ICAO가 중·일에 관제권을 맡겼다.

정부는 제주남단 항공회랑을 대신할 공식 항공로를 단계적으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오는 3월부터 제주남단 항공회랑 가운데 일본이 관리하는 구역의 관제권이 한국으로 넘어온다. 기존 중·일 연결구역에는 복선 항공로를 조성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주남단 항공회랑 일본 관제권역이 한국이 관제하는 동남아시아행 항공로와 수직 교차하고 있지만 관제권이 분산돼 안전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고 말했다.

중국 관제권역에 대해선 한·중 공식 관제합의서를 체결하고 관제기관 간 직통선을 설치한다. 오는 6월에는 한·중 협의를 통해 인천비행정보구역에 새로운 항공로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간 제주남단 항공회랑은 여러 항로가 교차하는 데다 관제권이 한·중·일로 분산되다 보니 대표적인 비행 안전 주의 구역으로 꼽혔다. 최근에는 항공 교통량까지 늘어나면서 관제권 조정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이 구역을 지나는 항공기는 1983년 기준 하루 평균 10대에서 2019년 580대까지 늘어났다. 실제로 2019년 6월에는 제주를 떠나 상하이로 향하던 중국 길상항공 비행기가 근접 비행하는 중국 동방항공 여객기를 피해 급히 고도를 낮추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사고 위험성이 커지자 한·중·일은 ICAO 주재로 항공회랑 정상화 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합의하고 2019년 1월부터 협의를 진행했다. 한때 일본 정부가 비협조적으로 나오면서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이 일본 측을 향해 협의에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라고 공개 촉구하기도 했다. 결국 한·중·일은 2019년 11월 열린 ICAO 이사회에서 관제권 조정에 대한 잠정 합의안을 체결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후속 협의가 지연됐지만 서면 협의와 화상 회의 등을 통해 합의점을 찾게 됐다. 일본의 경우 안전 문제 해결은 물론 도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이 구역을 이용하는 항공기가 급증한 것을 고려해 협상에 다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비행점검·관제사 충원 및 교육 등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한·중 간 남은 협의도 조속히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번 합의를 통해 냉전체제 산물인 제주남단 항공회랑이 폐지되고 새로운 항공로 체계를 구축해 효율적인 항공교통망 운영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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