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탄핵 심판대' 두 번 오른 트럼프

입력 2021-01-12 16:48   수정 2021-01-13 03:1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안이 11일(현지시간) 하원에서 발의됐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일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을 선동해 평화적 정권 이양을 방해했다며 ‘내란 선동’ 혐의를 탄핵 사유로 적시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245년 미 헌정 사상 두 번 탄핵 심판대에 오른 대통령이 됐다. 게다가 워싱턴DC 검찰은 트럼프 대통령을 폭력 선동 혐의로 기소할 수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총 4쪽의 탄핵안에서 의회 난입 선동 외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조지아주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로 외압을 행사한 사실도 명시했다. 민주당은 13일 탄핵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소속 의원 222명 대부분이 탄핵안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하원에선 탄핵안 통과가 확실시된다. 하원의 탄핵안 가결 정족수는 투표 참여 의원의 과반수다.

하원이 탄핵안을 가결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역사상 하원에서 두 번 탄핵당한 첫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우크라이나 스캔들(외국 정부의 대선 개입 유도 의혹)’로 하원에서 탄핵당했지만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돼 대통령직을 유지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거부하면 탄핵안 처리를 강행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의 직무수행이 불가능할 때 부통령이 승계하도록 한 조항이다. 부통령과 내각 과반수가 찬성하면 발동된다. 펜스 부통령은 수정헌법 25조 발동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펜스 부통령이 의회 난입 사태 후 처음으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퇴임 때까지 함께 일하기로 했다고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해도 상원 관문을 넘기는 쉽지 않다. 상원 통과를 위해선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석이다. 공화당 일부 상원의원이 탄핵에 동조하고 있지만 공화당 지도부는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최근 공화당 의원들에게 오는 19일까지 상원 회의 소집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원의 탄핵 심리는 일러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는 이달 20일 이후에나 열릴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퇴임 후에도 탄핵은 이뤄질 수 있다. 실제 미국에선 퇴임한 장관을 탄핵한 전례가 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후 탄핵당하면 2024년 대선 재출마가 불가능하다. 뉴욕타임스는 민주당이 트럼프의 대권 재도전을 막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후 사법처리될 수도 있다. 칼 러시 워싱턴DC 검찰총장(법무장관 겸임)은 11일 MSNBC에 출연해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폭력 선동 혐의 등으로 기소할 수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연방검찰 워싱턴DC 지청의 마이클 셔윈 검사장 대행도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 기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정권 교체를 앞둔 미국은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였다. 미 연방수사국(FBI) 내부 게시판엔 오는 16일부터 취임식이 열리는 20일까지 워싱턴DC와 50개 주의 주도에서 극단주의 단체의 무장시위가 계획되고 있다는 공지가 올라왔다고 ABC 방송이 전했다. 무장시위를 막기 위해 워싱턴DC 의사당 주변엔 취임식 때까지 1만5000명의 주방위군이 배치될 예정이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달 24일까지 시내에서 모든 집회를 금지해 달라고 내무장관에게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탄핵 방어 최전선에 섰던 짐 조던 공화당 하원의원에게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줄 수 있는 최고 영예인 ‘자유의 메달’을 수여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성명을 통해 “지난주 일어난 일에 실망하고 낙심했다”며 의회 난입 사태를 규탄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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