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자금 증시 쏠림 가속화하나…5대은행 요구불예금, 열흘만에 22조 줄어

입력 2021-01-13 16:15   수정 2021-01-13 16:18


5대 은행 요구불예금이 새해들어 12일만에 22조원 넘게 줄었다. 요구불예금이란 수시입출금식과 시장금리부 예금(MMDA) 등 이자를 거의 주지 않는 예금으로 갈곳을 찾지 못한 ‘부동자금’을 가리킨다. 새해들어 주식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저축성 예금과 단기금융상품에 묶여있던 막대한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간 5대 은행서만 22조원 이탈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은행의 요구불예금(국민은행은 11일) 잔액은 609조6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31일 잔액인 631조1380억원과 비교하면 단 12일만에 22조700억원이 은행에서 이탈한 것이다.

같은 기간동안 수시입출금식 등을 포함하는 순수요구불예금은 18조3641억원이, 자산가들이 약간의 이자를 더 받고 거액을 맡기는 MMDA는 각각 3조7059억원 감소했다. 고액자산가나 기업 등 법인이 예정된 자금 수요에 맞춰 가입하는 MMDA가 줄어든 건 이들이 돈을 묶어두는 대신 투자에 나섰다는 의미다. 최근 실물경기가 바닥을 친 가운데, 폭등한 증시말고는 이런 자금의 대이동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5대 은행 요구불예금은 2020년 한 해동안 130조264억원 증가했다. 2019년 연말 잔액(501조1116억원)의 5분의 1 넘는 돈이 1년 새 유입된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지난해 11월 말 통화량(M2·원계열 기준)이 3190조796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273조3576억원(9.4%)이 더 풀렸다는 의미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같은 단기 금융상품을 포괄하는 통화지표를 말한다. 코로나19로 실물경기가 바닥을 친 가운데, 풀린 현금의 회전율이 낮아졌고, 은행에 돈이 쌓이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저축 대신 증시투자 '머니무브'
지난해말까지 요구불예금을 비롯한 단기자금은 통화량 증가에 따른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서도 잔액이 매달 요동쳤다. M2 가운데 현금과 언제든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F·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단기금융상품을 합친 단기자금의 지난해 11월 잔액은 1821조7857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9월(1847조5217억원), 10월(1809조8362억원)에 이어 규모가 들쑥날쑥했다. 경제주체들이 어디에 돈을 넣을 지 ‘갈팡질팡’했다는 의미다.

상황이 180도 달라진 건 가장 최근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하루에도 조(兆)원 단위로 수시입출금식 계좌에서 증권사로 이탈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쌓인 막대한 자금이 ‘황소장’에 한꺼번에 올라타고 있다는 의미다.

은행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는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M2가운데 만기 2년 이상의 장기금융상품(만기 2년 이상)은 올들어 꾸준히 빠지고 있다.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아 증시에 뛰어드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감원에서 은행 여신담당자들과 화상회의를 연 이유도 증시로의 자금 이동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며 “은행에서 증시로 이동하는 자금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뇌관이 될 수도, 조정을 뚫고 증시를 끌어올릴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훈/김익환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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