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피해자들 "이만희 처벌 기다렸는데…무죄에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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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13 17:21   수정 2021-01-13 17:23

신천지 피해자들 "이만희 처벌 기다렸는데…무죄에 절망"


정부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만희(90)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13일 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자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는 실망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전피연은 이날 이만희 총회장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는 오후 2시께부터 수원법원종합청사 앞에서 피해호소 집회와 기자회견을 했다. 집회에는 20명가량의 전피연 회원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신천지로 인해 자녀들이 집을 떠나 가족과 단절됐다는 부모들 피해를 호소하면서 이만희 총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오후 2시40분께 이만희 총회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피연은 바로 기자회견을 했다.

신강식 전피연 대표는 "지난해 2월부터 1년 동안 신천지 피해가족들은 일말의 희망과 정의 실현을 기대하며 사법정의가 이만희를 처벌해줄 것을 기다려왔다"며 "하지만 오늘 선고는 고통으로 울부짖으며 추운 거리에서 자녀를 찾고자 몸부림쳤던 부모들에게 큰 낙심과 절망이 될 것이고 종교 사기에 빠진 신천지 교인 20만 신도들에게도 불행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 가족들은 수많은 시민들과 청년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신천지에 대해 종교단체라는 프레임을 거두고 사기범죄 집단이라는 인식으로 항소해 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신천지를 상대로 진행 중인 손해배상소송도 대규모로 확대할 것을 예고했다. 전피연은 "오늘 실형이 선고될 것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집행유예로 결과가 나와 허탈감이 크다"며 "이만희 사건 발생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전국으로 포교 활동을 다녔는데 보석이 받아들여진 것과 피해자 측에서는 단 한번도 재판을 방청하지 못한 점도 아쉽다"고 지적했다.


앞서 수원지법 형사11부(김미경 부장판사)는 이날 감염병예방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이만희 총회장 선고공판에서 그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에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만희 총회장에게 기소된 감염병예방법,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선고했다.

감염병예방법 혐의 경우, 신천지 신도 및 시설현황 요구는 역학조사 자체가 아니라 역학조사를 위한 준비단계에 불과하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또 자료 제출을 강요할 수 없는, 순전히 협조를 전제로 하는 '행정자료'는 협조요구에 응하지 않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이씨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등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씨에게 기소된 혐의 중 일부분에 유죄로 판단됐던 횡령에 대해 그 금액이 50억여원을 초과하는 등 범위가 상당하다"며 "해당 돈은 후원금, 헌금 등으로 신도들의 돈으로 보이는데 이씨는 이를 자신의 용도로 사용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씨는 신천지 관련 계좌를 투명하게 관리했다고 하면서도 이러한 신도들의 돈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점이 보이는데 이씨는 전혀 반성하는 자세가 없다"고 덧붙였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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