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도 나이키처럼…혁신 못하면 포트폴리오 조정" 일갈

입력 2021-01-14 10:13   수정 2021-01-14 10:15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나이키'와 같이 각 회사에 맞는 명확한 비전과 차별적 가치가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성장이 아닌 생존 자체가 목적인 회사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신동빈 롯데그룹(롯데) 회장이 지난해 말 쇄신 인사 후 첫 사장단 회의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이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안정기 대응을 위한 변화를 주문했다. 신동빈 회장은 "5년 후, 10년 후 회사의 모습을 임직원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혁신적으로 변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14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 13일 비대면 화상회의 방식으로 VCM을 진행했다. ‘리띵크-리스타트(Rethink-Restart) : 재도약을 위한 준비’란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각 계열사 대표와 지주사인 롯데지주 및 4개 사업 부문(BU) 임원 등 130여 명이 참석했다.

VCM에서는 올해 경제전망 및 경영환경 분석, 그룹의 대응 전략,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방안, 최고경영자(CEO) 역할 재정립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다뤄졌다. 이는 재도약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다각도에서 심도 깊게 이뤄져야 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 현재 방식에 기반한 개선만으로는 혁신의 폭에 한계가 있다는 절박함을 바탕으로 지난 성과를 냉철하게 되돌아보고, 장·단기적으로 균형 잡힌 전략을 도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롯데는 전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작심한 듯 약 30여 분간 각 계열사 대표이사에게 혁신과 실행 촉구 메시지를 쏟아냈다.

우선 지난해 경영성과에 대해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경영지표가 부진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신동빈 회장은 "우리의 잠재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위기 때 혁신하는 기업이 위기 후 성장 폭이 큰 것처럼, 올 2분기 이후 팬데믹이 안정화에 들어갔을 때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장단에 신동빈 회장은 "각 사의 본질적인 경쟁력, 핵심가치는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지며 "5년 후, 10년 후 회사의 모습을 임직원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강조했다.

이어 "'나이키'는 단지 우수한 제품만이 아니라 운동선수에 대한 존경의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며 다른 회사가 따라갈 수 없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게 됐다"며 "각 회사에 맞는 명확한 비전과 차별적 가치가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존에만 급급하거나, 과거의 성공 체험에 집착하는 기업에겐 미래도, 존재 의의도 없다"며 "혁신적으로 변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래 관점에서 비전을 수립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부합하는지 수시로 재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전 달성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실행력 제고도 주문했다.

신동빈 회장은 "각자의 업에서 1위가 되는 데 필요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해야 한다 "특히 디지털 혁신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연구·개발(R&D)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고, 브랜드 강화를 통해 차별적인 기업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장단에게 신동빈 회장은 실행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는 이유는, 전략이 아닌 실행의 문제였다"며 "투자가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전략에 맞는 실행이 필수"라고 당부했다. 이어 "CEO들이 고객·임직원·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세울 때, 강력한 실행력이 발휘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경영환경에 맞는 조직문화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신동빈 회장은 "기업 문화를 쇄신하기 위해, 지난 2년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며 "아직도 일부 회사들에는 권위적인 문화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신동빈 회장은 "시대 흐름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CEO부터 변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그룹 전체 조직의 변화까지 끌어낼 수 있다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기업가치와 직결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전략적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고 당부했다. 신동빈 회장은 "ESG 요소는 비전과 전략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사회적 가치는 기업 생존과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규제에 대응하는 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고, 나아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지, 어떤 사회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동빈 회장은 "IMF 외환위기,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 때도 롯데는 과감한 결단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며 "우리에겐 ‘위기 극복 DNA’가 분명히 있다"고 격려했다. 그는 "우리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과감히 버리고, CEO부터 달라진 모습으로 사업 혁신을 추진해 달라"며 "저부터 롯데 변화의 선두에 서겠다"고 말하며 회의를 마무리했다.

한편, VCM은 롯데그룹이 매년 상·하반기에 여는 사장단회의다. 앞서 지난해 롯데그룹은 쇄신인사 성격의 정기인사를 단행해 롯데칠성음료, 롯데마트, 롯데푸드, 롯데케미칼, 롯데GRS, 롯데정보통신 등 계열사에서 50대 초반의 ‘젊은 CEO’를 전면에 내세운 바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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