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빚더미 공화국'…가계·기업 은행 빚 200조 늘어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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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14 12:00   수정 2021-01-14 17:03

韓 '빚더미 공화국'…가계·기업 은행 빚 200조 늘어 '역대 최대'

가계와 기업, 자영업자가 작년에 은행에서 200조원 넘는 차입금을 조달했다. 연간 차입금 증가폭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가계는 주식·부동산을 사들이기 위해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에 나섰다. 기업·자영업자는 코로나19로 영업여건이 나빠지면서 운영자금을 빚으로 충당한 결과다. ·
가계·기업, 은행 빚만 1965조원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0년 12월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작년 말 은행의 가계대출(988조8000억원)·기업대출(976조4000억원) 잔액은 1965조2000억원으로 2019년 말보다 207조9000억원 늘었다. 작년 대출 증가폭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후 역대 최대다.

은행 가계대출은 작년 말 988조8000억원으로 2019년 말보다 100조5000억원 늘었다. 연간 증가폭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4년 후 사상 최대다. 은행 기업대출은 976조4000억원으로 107조4000억원 늘었다. 역시 통계를 작성한 2009년 후 최대 증가폭이다.

가계대출을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이 작년 말 721조9000억원으로 2019년 말보다 68조3000억원 늘었다. 연간 증가폭으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완화된 2015년(70조3000억원) 후 5년 만에 가장 컸다. 신용대출은 266조원으로 32조4000억원 불어나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작년 주택거래 자금이 불어난 데다 주식 공모주 청약 자금을 마련하려는 차입금 조달 수요가 컸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살림살이가 나빠진 일부 가계가 생활자금을 늘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작년 주식 47조 싹쓸이
개인은 작년 주식과 부동산을 사들이기 위해 은행에서 차입금을 받고 퇴직연금을 깨는 등 전방위에서 자금을 마련했다. 뛰는 집값을 마련하기 위해 차입금 조달을 늘린 가계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3㎡당 4033만원으로 2019년 12월(3352만원)보다 20.3%(681만원) 상승했다.

주식시장도 개인투자자의 뭉칫돈을 빨아들였다. '동학개미' '서학개미' 등 개인투자자들은 작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7조488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매도한 물량을 싹쓸이했다.

공모주시장에도 자금이 몰렸다. 작년 6월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몰린 증거금은 30조9889억원에 달했다. 작년 8월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에는 57조5543억원이 쏟아졌다.
빚으로 버틴 자영업자
기업·자영업자의 차입금 조달 목적은 가계와 달랐다. 존폐 갈림길에 선 자영업자들이 벌이가 시원치 않아지자 원재료 구매와 직원 급여, 이자비용을 비롯한 운영자금을 빚으로 메우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자 현금을 쌓아두려는 이른바 '슈퍼세이버' 기업도 늘었다.

은행권의 기업대출 가운데(976조4000억원)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은 각각 171조8000억원, 80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말보다 대기업 대출은 19조5000억원, 중소기업은 87조9000억원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폭은 역대 최대치다. 중소기업에 들어가는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이 386조원으로 역대 최대인 47조5000억원 늘어난 영향이다.

작년 자영업자는 빚으로 버텼다. 자영업자 소득으로 통하는 ‘가계의 월평균 사업소득’은 작년 3분기 99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줄어 2분기(-4.6%)에 이어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 자영업자들이 직원을 내보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작년에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6만5000명 줄었다.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24만7000명 감소) 후 최대폭으로 줄었다.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작년에 9만명 늘었다. 벌이가 시원치 않자 직원과 아르바이트를 내보내고 나홀로 가계를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불어난 결과다.

가계와 기업은 물론 정부도 작년에 빚이 급증했다. 작년 말 국가채무(D1)는 846조9000억원으로 2019년보다 123조7000억원 불었다. 코로나19로 긴급재난지원금 등 이전지출이 늘어난 결과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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