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웨이·버거킹 양상추 공급업체, 수백억 '잭팟'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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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17 13:54   수정 2021-01-17 14:41

서브웨이·버거킹 양상추 공급업체, 수백억 '잭팟' 비결


서울지하철 7호선 상도역 개찰구에서 계단을 오르니 핑크빛 발광다이오드(LED)조명으로 가득한 수직실내농장이 보였다. 버터헤드레터스 카이피라 등 10가지 종류의 샐러드용 채소 2만1000포기가 231㎡(70평)면적의 6단 선반 위에서 빼곡하게 자라고 있었다. 상암 월드컵경기장(약 2800평) 면적에서 자랄 분량의 채소가 불과 40분의 1 공간에서 자라고 있는 것이다. 국내 최대 스마트팜업체이자 국내 최대 샐러드 판매업체인 팜에이트가 만든 지하철용 실내농장 ‘메트로 팜’이다.
서브웨이 버거킹도 반한 양상추 품질…국내 최대 샐러드판매업체로
팜에이트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을 농업에 도입해 생산과 품질을 배가시켜 샐러드 판매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국내 스마트팜업계의 선두주자다. 서울내 5곳 메트로팜과 경기도 화성, 평택, 천안, 이천 등 대규모 스마트팜에서 새싹채소, 어린잎채소, 파프리카, 허브 등 150여종을 재배해 하루 6만5000팩, 30t의 샐러드를 판매한다. 혹한 폭우 폭염 등 각종 기후이변이나 계절과 상관없이 생산이 가능한데다 ‘무농약’수경재배로 토양오염과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하고, 도심지에서 재배해 수확후 곧바로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팜에이트라는 이름은 아직 대중에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일반 국민들은 누구나 한번 쯤은 이 회사가 재배·판매한 채소를 먹어봤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세계 최대 샌드위치 전문점인 서브웨이의 국내 매장에선 메뉴에 들어가는 양상추의 상당량을 이 회사에 의존하고 있다. 팜에이트가 최대 공급자다. 버거킹 역시 양상추의 상당량을 이 회사가 담당하고 있다. 롯데마트, 홈플러스,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등 급식업체를 비롯해 롯데리아, KFC, 스타벅스, CU, GS25 등에도 공급된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온라인 샐러드시장에서도 이미 국내 대표 온라인쇼핑몰 쿠팡에서 샐러드판매 1위 판매업체로 등극해 마켓컬리, 신세계몰, 배달의 민족(B마트), G마켓 등에서 판매되면서 SPC, 롯데푸드 등과 경쟁하고 있다.
日에 스마트팜 설비 수출도…10년간 품종별 빅데이터 구축이 최대 경쟁력
팜에이트 매출은 2019년 472억원에서 2020년 590억원으로 25% 증가했고 올해는 52%오른 9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매출의 85%는 샐러드용 채소 재배 및 판매에서, 15%가량은 스마트팜 설비 구축에서 나온다. 팜에이트는 첨단 재배기술이 녹아있는 설비사업 매출을 대폭 확대하기로 하고 작년 별도 회사(플랜티팜)로 독립시켰다. 관련 매출을 작년 80억원에서 올해 320억원으로 4배 가량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스마트팜 재배 기술에선 아시아 3대 어그테크(농업기술)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의 경기 평택 본사 수직실내농장은 세계적인 네덜란드 종자기업으로부터 세계 10대 스마트팜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또 아시아에서 스마트팜 노하우가 가장 앞섰다고 알려진 일본에도 지난해 스마트팜 설비를 수출했다.

팜에이트 식물공장에선 식물 광합성에 필요한 10가지 환경 변수를 첨단기술로 재현해 낸다. 햇빛을 대신한 인공 광(LED)과 이산화탄소, 배양액, 기류, 온도, 습도 뿐만 아니라 식물 뿌리의 양분 흡수를 조절하는 토양 전기전도도(EC)와 산도(PH) 등이다. 2004년 설립된 이 회사의 가장 큰 경쟁력은 지난 10년간 각 품종별로 각기 다른 환경변수들의 수천가지 조합에 따른 '재배 성과'빅데이터가 축적됐다는 점이다. 강대현 팜에이트 사장은 “블루광과 레드광, 자외선과 원적외선 등 식물마다 선호하는 빛의 파장이 각기 다르다”며 “태양 빛에 가장 가까운 광패턴을 재현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생산시설에선 파종, 발아, 재배, 수확까지 전 작업을 로봇이 대신한다. 강 사장은 "현재 기술로도 완전 무인공장이 가능하지만 효율성과 경제성의 문제로 인간 노동과 AI가 적절히 믹스된 형태로 공정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각 품종에 적합한 최적의 환경을 AI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공하기 때문에 생산성은 일반 농지에 비해 40배 높다. 예컨대 양상추의 경우 일반 농지에선 평당 30포기만 재배할 수 있고, 1년에 두 번 수확하는 데, 15t생산에 6~7명의 작업 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스마트팜에선 평당 180포기를 재배(6단 기준)할 수 있고, 1년에 9번 수확하는 데다 인력은 관리자 한 명이 반나절만 근무하면 된다. 특히 365일 섭씨 21~25도 온도와 65~70도의 습도 등 최적의 재배 환경을 제공하니 당초 80~90일 걸리는 파종에서 수확까지 걸리는 기간도 40여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 사장은 “아직 전체 농업생산에서 스마트팜이 차지하는 비중이 1%미만이지만 10년 후엔 스마트팜이 국민 식탁을 바꿔놓을 것”이라며 “채소가 아닌 토마토, 딸기 등 과일과 비싼 망고 등도 스마트팜으로 재배해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저가 보급형·가정용 스마트팜 출시 예정…대기업 추가 투자 유치 전망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352조원으로 2022년까지 450조원으로 연평균 약 13%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5조원대인 국내 시장은 2022년 6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팜에이트가 사모펀드(PEF)인 IMM과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수백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미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작년 12월 중기부로부터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인 예비유니콘으로도 선정된 이 회사는 현재 삼성전자 지원을 받아 샐러드 가공공장의 스마트화를 추진하고 있다. 조만간 대기업으로부터 추가 투자 유치도 가능할 전망이다. 내년엔 코스닥시장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일반 가정, 소규모 공장에 적합한 저가 보급형 스마트팜과 가정용 미니 스마트팜을 출시할 계획이다. 저렴한 가격에 집에서 직접 채소를 키워 먹을 수 있고, 교육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아파트 단지와 학교에 적합한 모델도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현재 중동지역에 대규모 설비 수출도 앞두고 있다.

강 사장은 ‘팜에이트(Farm8)’라는 회사 이름에 “농업기술의 무한대 혁신을 이끌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8을 옆으로 눕히면 무한대(∞)를 뜻하는 수학기호가 된다. 그는 “아시아 최고 어그테크 기업으로 거듭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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