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건강 신호등, 심박수에 대한 양정훈 교수의 의학자문

입력 2021-01-19 11:16   수정 2021-01-19 11:18



심쿵 (心쿵)은 어떤 일이나 대상을 보고 심장이 쿵 하고 뛸 정도로 놀라거나 설렐 때 쓰는 표현이다. 좋아하는 이성과 묘한 감정의 순간들이 있을 때, ‘설렘’과 ‘긴장’이 최고조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 때 우리는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심장 박동을 뚜렷하게 느끼게 된다. 심쿵의 순간 또는 잠재적인 위험 상황에서는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로 인해 심장은 더 빨리 뛰게 되고, 우리 몸은 더 많은 산소와 영양분을 이용해서 어떤 상황에서도 즉각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준비를 하게 된다. 그런데 설렘의 순간도, 긴장의 순간도 아닌데 우리 심장이 지속적으로 너무 빨리 뛰거나 혹은 불규칙하게 뛰는 것이 느껴진다면 건강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1분 동안 뛰는 심장 박동을 뜻하는 심박수는 당신의 건강 신호등이 될 수 있다.

? 심박수가 변화하는 다양한 요인
심장 박동은 심장의 동방 결절 (SA node, Sinoatrial node)에서 발생한다. 동방 결절은 주기적으로 전기적 신호를 보내 심장의 수축 주기를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결절은 자율신경계인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의 영향을 받아 조절되는데, 교감신경 자극은 동방 결절의 활동을 활성화시켜 심장 박동 주기를 빠르게 하고, 부교감신경 자극은 활동을 진정시켜 심장 박동을 느리게 한다. 예를 들어 운동을 하게 되어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할 때,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심장은 더 강하고 빠르게 박동하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아래와 같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심박수는 갑작스럽게 변화될 수 있다.

-스트레스: 화가 나거나 공포스러운 상황,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 상황인 경우에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심박수가 빨라질 수 있다.

-너무 빠른 자세 변경: 누워 있다 갑자기 빠르게 일어서면 심박출량을 유지하기 위해 심박수가 빨라 진다. 특히, 일부 항고혈압제를 복약 중인 고령의 환자에서는 순간적인 자율신경계 부조화로 인해 심박출량 보존이 원활하지 않아 순간적인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운동: 운동을 하게 되면, 심박수는 빨라진다. 운동의 강도를 높이면 심박수는 더 빨라진다.

-카페인과 니코틴: 카페인과 니코틴은 심장 박동을 증가시키는 신경계와 심장 중추를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니코틴은 중독성이 강하다. 일반적으로, 긴장되는 상황 전에 커피나 담배는 심박수를 더욱 빠르게 하여 피하는 것이 좋다.

-호르몬 변화: 임신 또는 폐경기와 같은 호르몬 수치의 변동은 일시적으로 심박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갑상선호르몬 수치가 증가하면 심박수도 함께 증가한다.

심박수가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신체 반응이다. 특히 신체 활동 또는 정서적 스트레스로 인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경우는 더욱 그렇다. 운동부족, 부적절한 식습관, 흡연, 과도한 음주, 고혈압, 또는 처방약 오용 등이 심박수 증가의 원인일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을 통해 일시적 또는 장기적으로 심박수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장기간 비정상적으로 높은 심박수를 보이거나 불규칙한 심장 박동이 있는 경우, 의학적 이상 소견의 징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 심박수가 알려주는 당신의 건강 상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빠른 심박수를 빈맥이라고 한다. 빈맥은 안정 시 심박수가 분당 100회 이상으로 빠른 것을 뜻하는데, 심장의 수축과 이완의 펌프 기능을 제어하는 정상적인 전기자극, 즉 심장이 뛰는 속도의 장애로 인해 발생하게 된다. 가벼운 증상이거나 합병증이 없을 수도 있지만, 일부 빈맥성 부정맥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뇌졸중, 심장마비, 그리고 사망의 위험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빈맥의 주증상으로는 두근거림, 가슴 답답함, 어지럼증, 호흡곤란, 쇠약감, 그리고 실신 등이 있을 수 있다. 일상 생활에서 빈맥의 원인은 아래와 같다.

빈맥의 원인
-과도한 음주 또는 카페인 섭취
-흡연
-전해질 불균형
-특정 약물에 대한 이상반응
-선천적 심장이상
-혈액공급감소 또는 심근조직 손상 (관상동맥질환, 심장판막질환, 심부전, 심근 질환, 종양, 감염)
-고혈압
-폐 질환 (갑상선 또는 빈혈이 동반된)
-만성피로
-신체적 혹은 정신적 스트레스

정상 생리 반응과는 다르게 (놀라거나 운동 등의 선행되는 일이 없이) 심장의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느려지거나 또는 불규칙하게 뛰는 현상을 부정맥이라고 하며 심방세동이 대표적이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적이고 가늘게 떨고 있는 상태로 일반인과 비교해 뇌졸중의 위험이 5배 이상 높다고 알려져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더불어, 건강한 사람의 경우에는 체내/외부 환경에 따라 심박수의 변화를 통해 신체 적응을 해 나가는데 반해서, 심장질환이 있거나 자율신경계 부조화가 있는 환자는 심박수의 변화가 현저히 감소하게 되어 낮은 심박수 변이도를 보인다. 최근 연구에서는 절대적인 빈맥과 서맥 등의 절대 심박수뿐만 아니라 심박수 변이도가 우리 몸의 건강 신호의 예측 인자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심쿵의 순간 심박수가 크게 느껴지고, 빨라지는 것은 매우 행복한 상황이지만, 장기간 비정상적으로 높은 심박수를 보이거나 불규칙한 심장 박동이 있는 경우, 의학적 이상 소견의 징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부정맥, 심근경색 또는 심부전환자들의 경우에는 평소에 심박수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심박수는 쉽고 간편하게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건강 신호등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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