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準전시 돌입한 워싱턴…"링컨 취임식 이후 가장 삼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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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17 17:02   수정 2021-01-18 02:39

사실상 準전시 돌입한 워싱턴…"링컨 취임식 이후 가장 삼엄"


“남북전쟁 직전 링컨 대통령 취임식 이후 가장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다.”

데이비드 패런솔드 워싱턴포스트(WP) 기자는 지난 15일 NBC에 출연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1월 20일)을 앞둔 워싱턴DC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1861년 내전 발발 직전 열린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취임식 이후 지금이 가장 긴장감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 공영방송 NPR 진행자 메리 루이스 켈리도 “미 의사당이 이렇게 무장지대가 된 걸 보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 이후 워싱턴 도심 지역은 일반인들에겐 ‘접근 금지 구역’이 됐다. 워싱턴 중심부 곳곳엔 펜스가 설치됐고 차량 진입도 통제되고 있다. WP는 “비밀경호국이 워싱턴 중심부에 그린존(green zone)과 레드존(red zone)을 지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린존은 해당 지역 관련 차량과 거주자, 사업자 등만 통과할 수 있고 레드존은 특별허가 차량만 진입할 수 있다. 15일 오후부터는 그린존과 레드존 안에 있는 내셔널몰(의사당과 링컨기념관을 잇는 광장)과 13개 지하철역이 폐쇄됐다.

한 워싱턴 시민은 트위터에 “이라크에서 이런 걸 본 적이 있다”며 “이제 고향인 워싱턴에 이런 게 생겼다”고 썼다. 미국인들에게 그린존은 미국이 이라크 점령 후 수도 바그다드 일대에 지정한 고도경비지역으로 알려진 단어다.

워싱턴과 인근 버지니아주를 잇는 6개 다리 중 체인브리지와 키브리지를 제외한 4개 다리도 취임식을 앞두고 이미 폐쇄됐거나 폐쇄될 예정이다.

워싱턴 시내와 주변 지역에 배치된 주방위군은 의회 난입 사태 직후 6000명 정도였지만 취임식에 맞춰 2만5000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당초 증원 계획 인원인 2만 명에 비해 5000명 늘었다. 첫 흑인 대통령 탄생으로 테러 위험이 고조됐던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때(1만 명 배치)에 비해 2.5배의 병력이 배치되는 것이다. 주방위군은 초기엔 비무장이었지만 지금은 총기로 무장했다.

대규모 시위는 원천봉쇄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경호당국은 소그룹 시위나 개인의 테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15일 밤엔 워싱턴 의사당 인근에서 버지니아주에 사는 31세 남성이 권총과 실탄 500발 이상을 트럭에 싣고 의사당 쪽으로 진입하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이 남성은 자신이 사설경비업체에 근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정부 기관들은 취임식 기간 추가 테러나 폭동을 막기 위해 의회 난입 사태 때 폭력을 행사한 개인들을 항공기 여행 금지 리스트에 올렸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경비 태세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PR은 “다음주 수요일(20일 낮 12시 퇴임 때)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방위군을 지휘할 최고사령관이지만 그는 별 관심이 없다”며 “펜스 부통령이 주방위군과 얘기하는, 백악관의 핵심 인물”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 직후 속전속결식으로 ‘트럼프 정책 뒤집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는 16일 참모진에게 보낸 메모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10일 안에 코로나19, 경기 침체, 기후변화, 인종 불평등 등 ‘4대 위기’ 해소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학자금 상환 유예, 세입자 강제 퇴거 제한,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바이 아메리칸(미국 제품 우선 구매)’ 정책 등을 행정명령이나 대통령 지시로 발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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