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에 칼 빼든 산업은행, 속 뜻은?

입력 2021-01-19 08:04  


 -최후 통첩 보낸 이동걸 산은 회장
 -"흑자까지 쟁의 멈추고 단체협약 기간 늘려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쌍용차에 마지막 카드를 제시했다. '조건부' 자금지원 가능성을 비추면서도 노동조합의 책임 있는 자세와 강도 높은 절충안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쌍용차 노조는 수용여부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이동걸 산은 회장은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쌍용차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 회장은 "마지막 기회"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사업성이 부족하면 자금 지원을 거절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와 함께 산업은행이 쌍용차의 지원을 유지하기 위한 두 가지 조건을 내놨다. 회사가 흑자를 내기 전까지 일체의 쟁의행위를 중지하겠다는 각서와 노사 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먼저 쟁의 중지의 경우 쌍용차 노조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째 쟁의를 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번 논점과는 다소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3년의 단체협약의 유효기간도 논란의 여지를 남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2조 1항에 따르면 단협은 2년을 초과하는 유효기간을 정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단협 3년은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물론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지난해 말 단협안 유효기간을 총 3년으로 정할 수 있는 노조법이 개정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 개정안은 올해 7월에 시행되는 만큼 작년 노사가 2년 유효기간을 갖는 단협안을 체결한 쌍용차는 해당 사항이 없다.

 그렇다면 산은이 내 건 카드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업계에서는 공포감을 조성해 이에 준하는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추측했다. 실제로 쌍용차는 산은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위기의 순간마다 수 차례 산은이 만기를 유예 해줬고 사업 지속의 발판을 마련해 줬다. 때문에 산은의 지원 없이는 쌍용차 회생이 불가능하고 노조 역시 이러한 산은의 요구를 전면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즉 새로운 차원의 노사 협약을 만들어 서로가 견고하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새 투자자와의 협상테이블도 속도를 높이려는 산은의 전략이 숨어있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노조의 협력을 확실하게 약속 받은 뒤 속도감 있게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려는 의지도 담겨있다. 

 이 외에도 과거 한국지엠 사례를 교훈 삼아 지원에 앞서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2018년 한국지엠 노조는 약 8,100억원의 국민 혈세를 지원받고도 쟁의행위에 나서며 회사 생산차질을 안긴바 있다. 노조의 태도가 돌변할 수 있는 만큼 이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한 경고 메시지라는 게 업계의 생각이다.

 한편 이제 선택은 쌍용차 노조로 넘어갔다. 앞서 쌍용차 복수노조 중 조합원 다수가 가입한 기업노조는 "총고용이 보장된 회생절차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산은 제시안에 내부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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