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과 무슨 상관?" 황희 장관 내정에 문화계 '당혹'

입력 2021-01-20 12:01   수정 2021-01-20 13:08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면서 문체부와 문화체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문화체육 관련 경력이 사실상 전무한 정치인이 문체부 장관으로 내려오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서다. 문재인 정부 말 입각할 적합한 장관 후보자를 찾기 어려운 가운데 '친문 핵심'이라는 정치적 배경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화체육 경력 전무한 도시 전문가
황 후보자는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재선 의원이다. 그는 숭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도시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도시계획 전문가로 분류된다. 국회에 입성한 뒤에는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안정 및 서민주거복지TF 위원, 지방혁신균형발전추진단 위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는 등 대부분의 경력을 부동산 분야에서 쌓았다.

문화체육분야 관련 경력으로는 지난 2011년 국기원 홍보마케팅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던 게 전부다. 장관으로 입각하는 정치인 중 상당수가 관련 상임위 등 활동 경력이 풍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청와대는 황 후보자를 발탁한 이유로 '정책기획력과 소통역량'을 꼽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획력과 업무추진력, 의정활동을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문화예술·체육·관광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스포츠 인권 보호 및 체육계 혁신, 대국민 소통 강화 등 당면 핵심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황 후보자가 관련 경력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도시재생 뉴딜 관련 정책을 많이 했는데, 그 부분이 문화예술과 관광 등을 접목한 활동”이라며 “문화 관련 사업들이 어려운 점이 있어서 이런 기획력과 소통능력을 감안했다고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秋 아들 의혹 제보자 실명 공개한 '핵심 친문'

황 후보자는 핵심 친문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1997년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 비서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노무현 정부 청와대 행정관,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등을 지냈다. 2017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캠프 총무본부의 부본부장을 맡았다. 친문 의원들의 모임이었지만 논란이 일자 해체된 '부엉이 모임' 간사를 맡기도 했다.

황 후보자는 지난해 9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관련 의혹을 옹호하다가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을 처음 공개한 당직 사병의 실명을 공개하고 “당직 사병은 잠수를 탔는데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독범이라고 볼 수 없다. 당직 사병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며, 공범 세력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공익제보자에 대한 국회의원의 '갑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황 후보자는 이를 삭제하고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관가에서는 황 후보자의 발탁 이유로 '정치적 배경'을 꼽는다. 임기 말 장관직을 희망하는 적합한 후보자를 찾기 어려운 가운데 청와대가 '믿을 수 있는 인사'를 기용했다는 해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어느 정권이든 임기 말에는 정부를 위해 노력해준 잘 아는 사람을 발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화체육계에서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관련 인사는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도 예술에 정치가 개입하면서 벌어진 사건이었다"며 "관련 경력이 전무한 핵심 '친문 스피커'가 장관으로 내려오면서 문화체육계에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황희 문체부 장관 후보자 약력>
△ 전남 목포(54)
△ 숭실대 경제학과
△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실 비서
△ 참여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참여수석·홍보수석실 행정관
△ 20·21대 국회의원
△ 19대 문재인 대통령후보 중앙선거대책본부 부본부장
△ 국회 국방위 간사
△ 민주주의4.0연구원 이사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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