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한국노총, 이번엔 '상병수당'…건보료 또 오르나

입력 2021-01-20 14:42   수정 2021-01-20 14:46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상병수당 조기 도입을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상병수당은 업무외 질병·부상으로 일을 못하게 된 경우 정부가 일정 생계비를 보전해주는 제도다. 불의의 사고·질병으로 위기에 처한 영세 취약근로자의 생계를 지원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막대한 재원 마련을 위해 건강·고용보험 등 사회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노동존중실천 의원단과 한국노총은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존중실천단 2호 법안'으로 선정한 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민주당과 한국노총은 정책연대 협약에 따라 앞서 지난해 11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1호 법안으로 선정하고 약 두 달 만에 국회를 통과시킨 바 있다.

상병수당은 이른바 '아프면 쉴 권리' 보장과 그를 위한 생계비 지원으로 요약된다. 업무관련 질병·부상은 산재보험으로 보호받지만 업무와 관계 없는 질환은 일부 대기업에 한해 단체협약 등으로만 보호받는 실정이다. 이런 탓에 영세 근로자들은 생계 유지를 위해 아파도 쉬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국가적인 방역에도 위험요소로 작용한다는 게 노동계 주장이다.

노동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만 유일하게 상병수당 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국제사회보장협회 182개 회원국 중에서도 한국을 포함한 19개국만 운영하고 있지 않다며 상병수당제 도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날 정춘숙 의원(민주당)이 대표발의한 건강보험법 개정안은 △오·남용 방지를 위해 소득상실 4일째부터 지급 △질병·부상 전 3개월 소득 비례 수당 △최저임금액 이상 지급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상병수당 제도는 지금 당장 도입해도 빠르지 않다"며 "개정안은 제도 도입의 최소 원칙으로, 조속한 입법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상병수당제도는 현행 건강보험법에도 근거가 있다. 정부도 올해 연구용역을 거쳐 내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하지만 지금까지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던 이유는 막대한 재원 부담 때문이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상병수당제도가 도입되면 매년 8055억~1조7718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 마저도 2019년 최저임금액 기준이라 내년 이후 도입 시 비용 부담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매년 이처럼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보험료 인상 외에는 답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건강보험료는 의료보장 확대로 올해도 2.89%가 올라 보험료율이 6.86%에 달하고, 고용보험료는 이미 사실상 고갈돼 빚을 내 운용하는 상황이라 상병수당 도입이 아니더라도 보험료를 올려야 할 상황이다.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도 이렇다할 재원 대책을 갖고 있지 않다. 법안을 발의한 정 의원은 이날 "1차적으로 상병수당을 도입한다는 게 의미가 있다"며 "상병수당 수요 파악 등 (제도를) 실제화하는 과정에서 재원 방안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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