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폰 영광 뒤로…LG 32년만에 휴대폰 사업 철수 검토

입력 2021-01-20 16:22   수정 2021-01-20 18:03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정리 수순에 돌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20일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LG전자는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있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 할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LG전자가 사실상 스마트폰 사업 철수설을 인정한 셈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2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MC사업본부의 누적 영업적자는 5조원 규모에 달한다.

LG전자는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초콜릿폰' 등 피처폰으로 휴대폰 시장에 두각을 드러냈다. 경쟁사들에 비해 스마트폰 시장에 비교적 늦게 진입한 게 화근이었다.

LG전자는 2015년 7월께 첫 스마트폰을 뒤늦게 내놨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이후 적자가 계속된 LG전자는 플래그십(전략) 라인업 'G시리즈'와 'V시리즈'를 비롯해 지난해 'LG 벨벳' 'LG 윙' 등을 내놨지만 적자 규모는 줄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이형 폼팩터폰 '윙' 역시 판매량이 10만대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폰 시장에서는 애플과 삼성전자에 밀려 큰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고, 중저가폰 시장에서는 중국 화웨이, 샤오미 등에 밀려 시장 점유율도 높이지 못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 순위는 9위, 점유율은 2.2%다.

LG전자의 노력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 체질 개선을 위해 △제품 포트폴리오 변화 △주문자개발생산방식(ODM) 확대 도입 등 자원 운영 효율화 △베트남 등으로의 글로벌 생산지 조정, 'LG 윙'을 비롯한 혁신 제품 출시 등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

그럼에도 실적은 개선되지 않았고, 글로벌 시장에선 오히려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비즈니스의 경쟁은 치열해졌다. 결국 LG전자는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구광모 LG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동시에 적자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는 등 그룹의 체질 개선을 늦추지 않고 있다. 2018년 LG디스플레이가 중국 BOE에 액정표시장치(LCD) 1위 자리를 빼앗긴 뒤 대규모 적자를 내자 LCD 사업 체질 개선을 진행했다.

구 회장은 이후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위기극복을 위해 사업방식과 체질을 철저하게 변화시켜야 한다"며 근본적인 새로운 변화를 경영진에 주문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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