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은행권의 ‘여풍(女風)’을 주도하고 있다. 이달 복수 여성 부행장을 배출한 데 이어 지점장 승진자 가운데 3분의 1을 여성이 차지했다. 지점장 승진 후보(부지점장 또는 팀장) 가운데 여성 비율이 2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쇄신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양성과 양성평등을 강조하는 윤종원 행장(사진) 취임 후 여성 인재가 잇따라 중용되면서 보수적인 은행권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기업은행은 주요 직급에 능력 있는 여성들을 다른 은행보다 앞서 중용해 왔다. 14일에도 김은희 부행장을 신규 선임해 임찬희 부행장과 함께 국내 은행계 처음으로 복수 여성 부행장(부행장보 제외) 시대를 열었다. 첫 여성 은행장(권선주 전 행장)이 나온 데 이어 김성미 전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최현숙 전 여신운영그룹 부행장(현 IBK캐피탈 대표)을 포함해 다섯 명의 여성 부행장을 배출했다. 5대 은행(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은 역대 여성 부행장이 모두 세 명 이하이고, 아예 배출하지 않은 곳도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에서는 여성 부행장을 비주력 분야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업은행에서는 요직을 맡은 사례가 많았다”며 “실무 때부터 본인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한우물을 파면서 실력을 평가받은 것”이라고 했다.

윤 행장은 최근 육아 휴직에 들어가는 여성 직원을 별도로 모아 식사를 함께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자녀와 함께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니 눈치 보지 말고 잘 다녀오라”고 격려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는 복지 제도도 늘었다. 기업은행은 2019년 은행권 최초로 노사합의를 통해 육아 휴직을 3년으로 늘렸다. 또 임신·출산기 휴가뿐 아니라 양육기에도 업무 중 수유시간(1일 2회 30분 이상)을 부여하고,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기에는 출근 시간을 늦출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은행의 한 임원은 “과거에는 여직원이 육아휴직 이후 조직에서 불합리한 처우를 받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거의 없어졌다”며 “지점장 이상 직급에서 여성 비중이 급격히 높아졌다”고 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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