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크리에이터'가 지역경제 활성화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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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20 17:14   수정 2021-01-28 18:32

'로컬크리에이터'가 지역경제 활성화 이끈다


오랜만에 고향 제주를 찾으니 새삼 해녀들의 열악한 환경이 눈에 밟혔다. 일본이 제주 해산물 산업을 좌지우지한다는 부모의 말을 듣곤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게 끓어올랐다. 고민 끝에 미국 유학을 포기하고 해녀들을 돕는 데 젊음을 바치기로 했다. 제주 구좌읍 종달리에서 극장형 식당 ‘해녀의부엌’을 운영하는 김하원 대표 얘기다.

해녀의부엌을 찾은 손님들은 해녀의 삶을 재연한 공연을 본 뒤 식사를 하고 종달리 최고령(90세) 해녀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식탁에는 해녀가 직접 물질을 통해 건져 올린 해산물이 오른다. 해녀 수입의 60%를 차지하는 뿔소라 등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연극을 전공한 김 대표는 “잘할 수 있는 건 공연이고 하고 싶은 건 해산물을 알리는 것이었다”고 극장형 식당을 연 배경을 설명했다.


2시간30분가량의 코스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에는 한 달 전 예약해야 갈 수 있는 ‘핫플레이스’였다. 김 대표는 코로나 때문에 수시로 공연을 중단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해 배달 플랫폼에 뿔소라를 입점시키는 뚝심을 발휘했다.

그는 “포장과 디자인 등 제품화하는 데 로컬크리에이터 지원사업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로컬크리에이터는 지역의 자연 환경이나 문화적 자산을 소재로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창업가를 일컫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역 기반 혁신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출범시켰다.

중기부는 선정된 로컬크리에이터에 일반형 최대 3000만원, 투자연계형 최대 5000만원 등 자금을 지원한다. 차별화된 액셀러레이팅, 멘토링 등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선정 과정에서 총 경쟁률은 18.9 대 1로 다른 창업지원사업 경쟁률(5 대 1)보다 훨씬 높았다. 해녀의부엌은 중기부가 지난해 발굴한 로컬크리에이터 280개 팀 가운데 ‘거점브랜드’ 부문 최우수팀으로 뽑혔다. 김 대표는 “뿔소라가 전 세계인의 식탁에 올려질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올해 제주에 2호점을 낼 것”이라고 귀띔했다.

콘텐츠그룹 재주상회는 ‘지역가치’ 부문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가치 있는 콘텐츠를 발굴해 현대 감성으로 풀어내는 잡지 ‘인(iiin)’이 인기를 끌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잡지 이름은 ‘나는 섬 안에 있다(I’m in island now)’의 영문 표기에서 따왔다. 동시에 ‘인’은 제주 사투리로 ‘있다’를 의미한다. ‘제주가 이 안에 있다’는 뜻이다. 유료 잡지인데도 인기다. 2014년 봄 발행된 창간호 1만 부는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모두 팔렸다. 인기 비결은 콘텐츠. 시쳇말로 ‘찐’ 제주 콘텐츠를 담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컨대 ‘고사리 로드’를 다룬 기사는 창간호 인기를 끌어올린 주역으로 꼽힌다. ‘그 많던 제주 토종 흑돼지는 어디로 갔나’도 반향을 일으켰다.

고선영 재주상회 대표는 “처음부터 ‘제주에 살면서 알게 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친구에게 들려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신상 카페나 줄 서서 먹는 맛집을 다루기보다는 원래 제주의 것을 콘텐츠로 다룬다”고 설명했다. 정기 구독하면 현지 식품을 부록으로 주는 서비스도 인기다.

고 대표는 여행 잡지 기자였다. “해외 유명 도시에 가면 으레 눈에 띄는 로컬 잡지가 제주에는 없다”는 판단에 잡지를 시작했다. 운도 따랐다. 2013년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사상 첫 1000만 명을 돌파한 때다. 육지에서 제주로의 이사가 급증하는 등 제주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기 시작한 시점이다.

재주상회는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인에 담은 콘텐츠를 오프라인으로 꺼내는 작업이다. 제주의 역사가 오랜 만큼 식음료, 디자인 상품, 공간 등 꺼낼 수 있는 콘텐츠의 종류도 다양하다. 고 대표는 “제주에 기반한 재미있는 콘텐츠를 찾아 가공하는 큐레이션 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올해 다른 지역에서도 잡지를 창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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