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비난에 강경화 교체? 野 "하명 인사" vs 靑 "억지 주장"

입력 2021-01-21 10:21   수정 2021-01-21 10:53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현 정부 최장수 장관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교체하기로 한 것과 관련 보수 야권을 중심으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비난 담화'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강경화 장관이 교체된 것은 김여정 하명 인사 때문이라며 "문재인 정권, 이제는 북한의 '위임통치'라도 받을 셈인가"라고 비판했다.

조태용 의원은 "강 장관은 '인형같이 존재감이 없다'는 평가에도 끄덕없었고, 문재인 대통령이 공식 식사 다섯 번에 한번은 강 장관과 같이 할 정도로 최애하는 장관이었다"며 "그래서 외교가에서는 문재인 정부와 5년 임기를 함께 한다는 의미의 '오경화'라는 별칭까지 생겼다. 근데 김여정 말 한마디에 무너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미국)바이든 신행정부 출범에 맞춰 새롭게 외교라인을 정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다. 미 대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바이든 행정부 인사들을 만나라고 문 대통령이 강 장관을 방미시킨 것이 이를 방증한다"며 "천안함 폭침의 주역인, 김영철이 비판하자 정경두 국방장관을 교체했고, 김여정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데스노트를 찍어내자 김연철 통일부장관도 경질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장관 인사는 북한의 입을 쳐다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문재인 정권에게 묻고 싶다.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내팽개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북한의 '위임통치'라도 받을 셈인가?"라고 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낸 무소속 윤상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여정 부부장이 강 장관을 향해 경고한 지 43일 만에 외교부 장관이 교체됐다"며 "만약 북한 김여정의 '하명 해고'라면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외교·안보 수장의 운명이 김여정의 데스노트에 달린 듯"이라며 "때아닌 수장 교체를 강행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외교부 장관 인사를 '김여정 데스노트'가 통했다고 해석한 기사들이 나오고 있는데 국론을 분열시킬 수 있는 무리한 추측보도"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3년 6개월여를 재직한 강 장관이 스스로 체력적, 정신적으로 지쳤다며 여러 차례 사의를 표명해왔다"며 "그간 만류해왔지만 이번에 바이든 신정부 출범에 맞춰 최종적으로 외교안보라인의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고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강경화 장관은 문재인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을 맡아 3년 반 넘게 외교부를 이끌어왔다. 강 장관은 지난달 4일 시행된 개각명단에서 제외돼 문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이번에 교체돼 그 배경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지난달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북한의 코로나19 확진자 0명 주장이 좀 이상하다'고 발언한 강경화 장관에 대해 "주제넘은 평을 한다"며 맹비난한 바 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앞뒤 계산도 없이 망언을 쏟는 것을 보면 얼어붙은 북남관계에 더더욱 스산한 냉기를 불어오고 싶어 몸살을 앓는 모양"이라며 "정확히 들었으니 우리는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고 아마도 정확히 계산돼야 할 것"이라고 보복을 예고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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