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학대 부실수사한 경찰 파면하라" 피해아동 부모 호소

입력 2021-01-22 23:34   수정 2021-01-22 23:35


토할 때까지 강제로 물을 먹이는 등 울산 남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를 경찰이 부실 수사해 논란이 된 가운데, 피해 아동의 부모가 국민청원을 통해 담당 수사관의 파면을 요구했다.

22일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자신을 피해 아동의 엄마라고 밝힌 A씨는 "83건의 범죄 혐의를 누락하고 다수의 추가 피해 아동을 묵인한 담당 경찰관의 파면과 울산 남부경찰서장의 공개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해당 국민청원은 시작 하루 만에 참여 인원이 1만 명이 넘었다.

A씨는 "첫 신고 후 1년 동안 경찰에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폐쇄회로(CC)TV 학대 영상은 물론 범죄 사실 내용조차 받지 못했다"며 "법원에 CCTV 열람 복사를 신청해 처음으로 마주한 영상에서 경찰이 확인한 학대 행위 이외에 수십 건을 더 확인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언론 보도가 나면서 하루 만에 재수사가 발표됐지만 더는 경찰을 믿을 수 없어 35일간의 CCTV 영상을 하나하나 살펴봤다"며 "그 결과 당초 수사팀에서 송치했다던 28건 외에 83건의 학대 행위를 추가로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추가로 확인한 학대 중에는 12분 동안 7컵의 물을 강제로 먹여 토하게 하거나 다른 아이들이 남긴 물까지 강제로 먹인 행위, 다른 아이들이 먹다 남긴 음식을 강제로 먹인 행위, 음식을 거부하자 목을 강제로 뒤로 젖혀 입에 숟가락을 강하게 집어넣은 행위, 다른 아이의 머리를 수십 차례 때리게 한 행위 등이 있었다고 A씨는 설명했다.

그는 "재수사팀은 최종적으로 추가 학대 행위 83건을 검찰에 송치했다"며 "당초 수사팀은 이를 모두 누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영상 속에서 다른 학대 피해 아동들을 발견해 재수사팀에 전달했다"며 "울산 남부경찰서는 사건 신고 접수 1년 2개월이 지나서야 추가 학대 피해 아동들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앞서 울산 남부경찰서는 2019년 11월께 부모로부터 학대 의심 신고를 받아 수사에 착수, 28건의 학대 정황을 확인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이후 가해 보육교사 2명과 원장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다. 그러나 보육교사가 아동에게 물을 억지로 먹여 토하게 만드는 등의 고문에 가까운 행위가 경찰의 수사 내용에는 빠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결국 지난해 12월 법원 선고를 하루 앞두고 검찰이 변론 재개를 신청하면서 선고가 미뤄졌고, 경찰이 재수사에 들어가게 됐다. 울산 남부경찰서에선 현재 부실 수사에 대한 내부 감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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