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떼내고 전기차 올인?…구광모 결단에 들썩이는 LG株

입력 2021-01-22 10:53   수정 2021-01-22 12:03


모바일을 과감히 접고 전기차에 총력을 쏟는 등 LG그룹 사업 개편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18년 취임 이후 '선택과 집중'을 내세운 구광모 LG 회장의 승부수란 평가가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기차 관련 LG 계열사의 주가는 최근 일제히 상승세다. 전날 LG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8000원(10.78%) 오른 18만5000원에, LG디스플레이는 2만3300원(9.65%)에 거래를 마쳤다. LG이노텍은 20만5500원에 마감됐다. 모두 52주 신고가다. 시총 3위 LG화학은 주당 100만원에 육박했다.

이들 기업의 최근 주가 급등은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이 전반적으로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LG가 전장(자동차 전기장치)과 거리가 멀었던 것은 아니다. 카메라·통신 모듈과 소형 모터 등을 생산하는 LG이노텍, 2차전지 1위 LG화학 등이 자동차 분야에서 수십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다만 투자자들이 최근 들어 전기차 관련 사업을 LG그룹 전체의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LG전자는 지난달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네셔널과 합작사 설립 발표 이후 주가가 두 배 뛰었다. 이에 힘입어 LG그룹의 시가총액은 올해만 약 26조원 늘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마그나 인터네셔널과의 합작 법인 설립 결정 이후, 시장이 전기차 관련 사업을 LG화학뿐만 아니라 LG전자가 포함된 LG 그룹의 사업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며 "인수합병(M&A)과 관련 구 회장의 노출이 잦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전기차 관련 사업은 LG그룹이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가져온 분야다. 대표적인 예가 전기차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포테인먼트와 모터나 인버터 등 구동시스템 등을 생산하는 LG전자다. LG전자는 2013년 VS사업본부(당시 VC사업본부)를 신설하며 오랜 적자에도 불구,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준비해왔다.

재계에선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엔 과감히 뛰어들지만 그렇지 않다고 판단한 여러 사업들은 발 빠르게 정리했다. 26년 간 이어온 스마트폰(MC) 사업본부를 최근 수술대 위에 올린 게 단적인 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은 LG그룹의 사장단 회의 등에서 체질 개선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2018년 이후 취임 이후 배터리에 이어 전장 및 로봇 사업을 차세대로 먹거리로 점찍고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힘을 주고 있는 전장 사업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분야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친환경 자동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00만대에서 올해는 2000만대를 첫 돌파해, 오는 2025년에는 56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구 회장은 취임 직후 곧바로 LG전자의 전장 부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2018년 8월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고 BMW, 벤츠, 아우디 등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오스트리아 헤드램프 기업 'ZKW'를 인수했다. LG전자에 따르면 ZKW는 생산량 기준 프리미엄 헤드램프 시장 세계 5위권이다.

2019년 말엔 VS사업본부 내 차량용 램프 기업을 ZKW로 이관해 통합했고, 지난해 말엔 파워트레인 등을 생산하는 마그나와의 합작법인(JV)을 설립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담당하는 스위스 룩소프트와의 합작사 '알루토' 출범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다른 계열사를 통해서도 전기차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말 글로벌 배터리 시장 1위 자리를 두고 중국 CATL과 다투는 LG화학에서 전지사업부문을 떼어내 'LG에너지솔루션'을 독립 법인으로 설립시켰다.

TV용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중점을 둔 LG디스플레이는 플라스틱(P)-OLED 부문에 꾸준히 투자해 최근 벤츠의 차세대 럭셔리 전기차 세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패널을 공급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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