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정치자금 수수' 민주당 이상호 1심 징역 2년

입력 2021-01-22 11:03   수정 2021-01-22 15:10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사진)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라임 사태’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 의혹 당사자가 실형을 선고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 "죄질 가볍지 않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22일 이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추징금 3000만원도 명령했다.

이 씨는 김 전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받고, 자신이 감사로 재직하던 조합이 김 전 회장의 자산운용사 인수에 자금을 대주는 대가로 동생 계좌를 통해 56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다. 동생 회사에서 판매하는 양말 1800여만 원어치를 김 전 회장 측에서 매입하게 한 혐의도 있다. 지난해 11월 검찰은 징역 3년과 추징금 3000만원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김 전 회장에게 자금을 받을 당시 피고인은 더불어민주당 사하을지역위원장인 정당 간부로서 정치 활동을 하고 있었고, 김 전 회장에게 받은 자금을 정치 활동과 무관하게 사용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김 전 회장이 동생 회사에서 양말을 구매한 것도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재산상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널리 알려진 대중 정치인으로서 정치자금법에 따라 정치자금을 투명하게 마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법으로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자금을 모아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씨는 그동안 혐의를 줄곧 부인해왔다. 이 씨 측 변호인은 지난 공판에서 "김 전 회장은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자신이 건넨 돈이 정치자금이 아니라 미안한 마음에 빌려준 것이라고 증언했다"며 "억울하게 구속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정치자금을 건낸 김 전 회장도 증인으로 출석해 모호한 주장을 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2018년 이 위원장이 ‘선거 준비를 해야 한다. 선거사무소를 마련할 돈이 필요하다’고 요구해 3000만원을 줬다고 진술하지 않았냐"는 검찰 질문에 "당시에는 기억이 떠오르지 않아 그렇게 말했는데 (이 위원장이) 동생 회사 운영비 때문에 돈을 빌려 달라고 했다. 인간 관계 부분에서 (부탁을) 안 들어주면 섭섭해할까 봐 들어줬다"고 말했다.

이 씨는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에서 '미키루크'라는 필명으로 활동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사모 부산 대표를 맡았다. 2017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캠프에서 일했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 부산 사하을 후보로 나와 낙선했다.
라임 정관계 로비 실체 드러나나
이번 판결은 ‘라임 사태’와 얽힌 정치 로비 의혹과 관련한 첫 재판부 판단이다. 검찰은 그동안 △라임 펀드를 설계·운용하는 과정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 여부 △코스닥 기업 등에서 자금 횡령 배임 여부 △정·관계 로비 여부 등 크게 네 가지 방향으로 라임 사건을 수사해왔다.

정치권 로비 의혹에는 여야 정치인이 모두 포함됐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2016년 총선에 출마한 기 의원 측에 수천만 원이 들어있는 현금 봉투를 건넸고, 당선 뒤에는 축하 명목으로 고급 양복을 선물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기 의원 측은 김 전 회장에게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고 라임 사건과 자신은 무관하다고 반박해왔다. 기 의원 외에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이모 의원,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출신 김모 씨 등도 로비 의혹 대상에 거론됐다.

지난해 12월에는 윤갑근 전 대전고검장(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이 구속기소됐다. 윤 전 고검장은 지난해 8월 우리은행이 라임펀드 판매를 중단하자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부동산 시행사 메트로폴리탄의 김영홍 회장 등에게 우리은행에 로비 명목으로 라임 측으로부터 2억2000만원 상당의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옥중입장문을 통해 “라임펀드 청탁 건으로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과 변호사에게 수억원을 지급했고, 우리은행 행장과 부행장 등에게도 로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우리금융그룹과 윤 전 고검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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