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비트코인 때문"…'채굴장 폐쇄' 초강수 둔 나라 [임현우의 비트코인 나우]

입력 2021-01-23 14:15   수정 2021-04-21 10:07


"이게 다 비트코인 때문이다."

전력난과 스모그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란 정부가 그 '주범'으로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을 지목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란 당국은 막대한 전기를 소비해 전력망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가상화폐 채굴장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업자들은 "미국의 경제 제재와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위기에 몰린 정부가 우리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중동 매체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최근 2주 새 이란 정부와 국영언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는 가상화폐 채굴장의 전력 소비가 국가 전력망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전역에서는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전기가 부족해 화력발전소를 더 가동하자 스모그 현상도 뒤따랐다.

석유 매장량 세계 4위 이란의 전기료는 세계 최저 수준이다. 최근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하자 현지에서는 채굴장 가동이 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전문업자까지 이란에 들어와 비트코인을 캐는 중이다.

미국의 제재로 이란의 국제 금융활동이 모두 막힌 상황이어서 비트코인 채굴은 더욱 각광받는 '캐시카우'로 떠올랐다. 종교시설인 모스크 안에서도 가상화폐 채굴이 이뤄질 정도다.



수백 대의 고성능 컴퓨터를 동원하는 비트코인 채굴은 예전부터 '전기 먹는 하마'로 악명이 높았다. 이란은 가상화폐 채굴을 하나의 사업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정부 허락 없이 운영하면 제재한다.

국영 전력회사 타나비르는 최근 에너지 과소비가 심하다는 이유를 들어 중국 자본이 참여한 비트코인 채굴장을 폐쇄했다. 또 불법 채굴장비가 소모하는 전기가 하루 100MW(메가와트)에 이르며 1주일 동안 4만5000개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채굴업자들은 "비트코인이 정전을 유발했다는 정부의 얘기는 과장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알자지라는 당국 발표를 인용해 이란의 하루 전력 사용량은 3만8000MW이며 이 중 가상화폐 채굴 관련 소비량은 300MW 정도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란은 이전부터 발전시설의 노후화와 공영 전력회사의 무능으로 전력산업의 효율이 만성 침체에 빠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란에서는 예년보다 추운 날씨 탓에 국민들의 난방 소비량이 늘었다. 이로 인해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천연가스는 물론 품질이 떨어지는 석유까지 화력발전에 투입되고 있다는 게 외신들의 설명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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