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현금으로만 사야할 판"…노원·강서 줄줄이 15억 돌파

입력 2021-01-24 07:17   수정 2021-01-24 14:50

서울 중심부와 거리가 떨어진 외곽지역 아파트값도 현금을 주고 사야할 수준이 됐다.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른바 '노도강(노원·강북·도봉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외곽지역 아파트값이 주택담보대출이 나오지 않는 15억원을 속속 넘기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작년 7월 말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중저가 단지로 매매수요가 몰렸다”고 분석했다.
서울 외곽 대단지 아파트, 줄줄이 대출금지선인 '15억' 넘어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강서구 내발산동 ’우장산힐스테이트‘ 전용 127㎡(16층)이 지난 3일 15억2500만원에 팔렸다. 지난달 말 기록했던 신고가(14억6000만원·10층)이 일주일도 채 안돼 깨졌다. 현재 이 단지의 매도 호가는 16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노원구에서는 지난달 중계동 ‘청구·라이프·신동아’ 전용 115㎡가 15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여기에 인근 단지인 ‘동진신안’(468가구) 전용 134㎡ 역시 지난달 14억9000만원에 손바뀜해 15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상계동 ‘포레나노원’(1062가구) 전용 84㎡의 조합원 입주권 호가가 15억원이다.


구로와 관악구에서도 15억원을 육박한 거래가 속속 나오는 중이다. 구로구 신도림동 ‘대림4차e편한세상’ 중형면적인 전용 84㎡가 지난달 14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의 대형 면적은 이미 15억원을 넘어선 가격에 거래된다. 관악구에선 봉천동 ‘e편한세상서울대입구1차’ 전용 114㎡가 지난달 13억6000만원에 팔렸다. 이달 들어 호가는 15억원대에 진입했다.

노원구의 K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집값이 너무 올라 조정 시기를 엿보겠다는 실수요자들이 많았는데, 지방 집값이 저렇게 오르는 걸 보니 서울 집값은 더 오를 것 같다며 최근 매수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며 “호가는 계속 오르는데 매도자들은 더 값이 더 뛸까봐 망설이고 매수자들은 대기하며 매물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유턴한 부동산 광풍…서울 전역 확산
통상 주택 가격 15억원은 초고가 아파트로 분류되는 심리적 장벽 역할을 한다. 높은 취득세율이 부과되는 데다 주택담보대출이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9년 12·16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에서 15억원이 넘는 주택엔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 대책은 강남 아파트값을 잡겠다고 시작했지만, 서울 외곽에서까지 초고가 거래가 되면서 사실상 목적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됐다. 집값 상승세는 '지방 →서울'로 '강남 →강북'으로 북상하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전문가들은 전세대란 여파로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당분간 매매시장에 유입되는 수요자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였다는 점도 서울 아파트에 대한 수요를 부추기고 했다. 어지간한 지방의 아파트들이 10억원을 넘어서면서 투자 지금이 서울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1주일 전보다 0.09% 올라 32주 연속 상승했다. 서울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0.09%로 올라선 것은 7·10 대책 직전인 7월 둘째주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8~11월 매주 0.01% 수준의 상승률을 유지했으나 12월 들어 상승폭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부동산114가 서울 아파트 124만여가구의 시세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26만7013가구였다. 전체의 20.8%로 5채 중 1채는 대출이 안되는 금액이라는 얘기다. 전년도인 2019년 19만9517가구와 비교하면 33.8% 증가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저금리에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며 아파트값이 가격대를 가리지 않고 크게 상승했다"며 "작년 8월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임대차 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돼 중저가 아파트값도 오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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