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세·매매 폭등 '임대차법 6개월'…원점 재검토 주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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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24 18:23   수정 2021-01-25 00:19

[사설] 전세·매매 폭등 '임대차법 6개월'…원점 재검토 주저 말라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한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작년 7월 31일 시행된 지 6개월이 다 돼가지만 부작용은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법은 임차인에게 주택 임대기간을 4년(2년 거주 뒤 2년 연장) 보장하고, 임대료 인상률을 직전의 5% 밑으로 묶어 세입자의 주거권을 강화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새 법 시행 이후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고 전셋값은 폭등했다. 현장에선 각종 편법이 등장하면서 집주인과 세입자 간 분쟁도 늘었다. 전셋값이 치솟자 매매값도 덩달아 뛰어 무주택자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런 역작용은 예견된 것이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이용해 기존 주택에 2년 더 살려는 수요가 늘면 전세 매물은 줄어들게 된다. 실거주 요건까지 강화되면서 전세 공급은 더 급감했다. 작년 1월 초 5만 건을 넘었던 서울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새 법 시행 이후인 8월 말 1만5000여 건으로 줄었다. 신규 임대차 계약 때 임대인들은 4년간 못 올릴 것을 감안해 전셋값을 더 올리기도 했다. 때문에 계약갱신이 가능한 임차인은 전셋값 인상 부담을 피했지만 신규 세입자들은 수억원씩 오른 임차료를 감당 못 해 점차 외곽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새 제도가 취지와 달리 부작용을 낳고 있다면 손질해야 한다. 계약의 자유와 재산권, 거주이전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위헌 요소가 다분한 법이라면 더욱 그렇다. 우선 집주인의 주택 사용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규제는 완화해야 한다.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산 사람에겐 기존 세입자가 계약갱신을 희망해도 거절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는 게 바람직하다. 전국에 일률적으로 강제된 전·월세 상한 5%룰도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당장의 전세난을 안정시키기 위해 전세 공급의 양과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하는 것이다. 주택 임대시장의 92%를 민간이 담당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공공 위주 공급대책만으론 한계가 있다. 다주택자와 민간임대사업자의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회견에서 “투기 차단에 역점을 두었지만 부동산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정책 실패를 인정했다. 그렇다면 부동산 정책의 근본 틀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설 전에 내놓겠다는 특단의 주택 공급대책에 그 내용이 담겨야 한다. 실패를 인정하고도 기존 정책 방향을 고집한다면 부동산 시장 안정 의지가 없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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