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용의 디지털세상] K방역 '디지털 전환'에 나서야

입력 2021-01-25 17:02   수정 2021-01-26 00:08

작년 이맘때쯤 필자는 2020년 한 해를 내다보며 그동안 개념 정도에 머물렀던 ‘실용적 디지털 전환’이 2020년의 키워드가 될 것임을 예측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상상할 수 없던 감염병 재앙으로 인해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을 위한 시간조차 낼 수 없었다. 이미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온라인 쇼핑몰이나 비대면 주문 판매 기업, 물류 배달 기업은 엄청난 성장을 했고, 디지털 전환이 미흡했던 기업들은 사업 분야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마이너스 성장에 고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올해도 코로나19는 우리 일상과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게 틀림없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변화되고 우선순위가 조정될 텐데, 기업들로서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로의 전환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기업 내 업무도 원격이나 재택으로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뿐 아니라, 고객을 원격으로 만나면서도 기존 대면 서비스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혁신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경영 성적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원격수업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시작한 원격교육도 올해엔 디지털 기반 교육에 대한 새로운 체계를 잡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온라인으로 교육해야 하는 상황을 한탄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미래에는 수많은 일이 온라인으로 이뤄질 수 있음을 인식하고 예절, 발표 능력, 협업 능력, 수학 능력 등 아이들을 온라인상에서 교육하고 훈련하게 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춰나가야 한다.

디지털 혁신이 절실한 분야는 정부의 방역 체계가 아닌가 생각한다. K방역은 우리나라를 코로나 방역 모범국의 지위에 오르게 하고 다른 나라들이 그 노하우를 배우려 할 정도로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K방역의 일등공신은 정부 지침을 묵묵히 따른 국민들이고, 엄청난 업무량을 처리해온 역학조사관들과 의료진의 헌신의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요소를 제외한다면 K방역의 실체 또는 시스템이 존재하는가 하는 의문이 있다.

올해는 K방역이 IT 기술과 융합해 시스템화하는 디지털 전환을 이뤄야 한다. IT 기술을 활용하면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감염 범위 안에 있던 사람들에게 실시간으로 통보할 수 있어 하루 이틀씩 걸리는 역학조사에 비해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분초를 다투는 바이러스 확산과의 전쟁에서 하루나 이틀 앞서 차단한다는 것의 위력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런 IT 기술의 접목이 필요한 것은,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절규하는 수많은 소상공인에게 영업제한 조치를 무조건 따를 것을 강요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백신으로 코로나19를 제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변종 바이러스 혹은 상상하기도 끔찍한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에 대비책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도 문제다. 이제는 특정 집단에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좀 더 과학적인 방역 시스템과 방역망을 구축해 모두가 안전하게 경제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국가방역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이런 국가방역인프라는 우리 IT 기술로 개발하고 해외에 수출까지 할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을 갖춰야 진정한 K방역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코로나19로 힘이 들고 끝이 보이지 않지만, 신축년 새해를 맞아 소처럼 성실하고 묵묵하게 각자 맡은 일을 해나간다면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소와 관련된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이미 소를 도둑맞은 다음에 허물어진 외양간을 고치느라 수선을 떨어 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이다. 코로나19로 외양간이 온전하지 않은 상황인데 앞으로 예상되는 제2, 제3의 코로나바이러스에 대비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의 앞선 IT 기술과 인식의 전환으로 디지털 경제, 디지털 교육, 디지털 방역의 단단한 외양간을 구축하는 신축년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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