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손발 끝에서 뿜어나오는 폭발적 에너지와 감각적 리듬

입력 2021-01-25 17:06   수정 2021-01-26 00:23

폭발적인 에너지와 감각적인 리듬이 무대 위를 가득 채운다. 라이선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는 각 배우들의 손끝, 발끝으로 그 에너지와 리듬을 만들어 낸다. 한껏 억눌려온 욕망이 분출되고 흩뿌려져 무대를 뒤흔든다.

‘베르나르다 알바’(사진)는 지난 22일 정동극장에서 개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뮤지컬 공연이 중단되거나 개막이 연기되는 상황에서도 무대에 올랐다. 티켓 오픈 직후, 매진 행렬을 벌이며 많은 관객의 관심을 받았다. 뮤지컬 배우 정영주가 처음으로 제작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18명의 여배우만 출연하는 점도 관심 요소다. 정영주를 비롯해 이소정, 황석정, 김환희, 김국희, 김히어라 등 다양한 세대의 여배우가 참여했다.

이야기는 1930년대 초 스페인 한 마을에 사는 여인 베르나르다 알바의 두 번째 남편 안토니오가 죽으며 시작된다. 알바는 안토니오의 8년 상을 치르는 동안 다섯 딸에게 바깥출입을 금지한다. 알바의 강력한 억압과 통제 속에 지내던 다섯 딸에게 어느 날 큰 변화가 찾아온다. 첫째 앙구스티아스가 청년 뻬뻬로부터 청혼을 받으며 갇혀 있던 딸들의 욕망은 꿈틀대기 시작한다. 알바는 이를 막으려 더욱 강압적으로 행동하고, 결국 파국에 이른다.

무대는 다른 뮤지컬 무대에 비해 단조롭게 구성됐다. 삼면이 흰 벽으로 돼 무미건조하다 못해 냉기가 도는 듯한 억압된 공간을 잘 드러낸다. 8년 상을 치르는 설정이기 때문에 배우들도 주로 검은색 옷만을 입고 무대에 오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연 요소를 최소화한 덕분에 배우들의 동작이 더욱 부각된다. 이들은 발을 구르고 손뼉을 치며 직접 플라멩코 리듬을 만들고 춤을 춘다. 이를 통해 각자 욕망과 질투에 휩싸여 꿈틀대는 마음이 효과적으로 표현된다.

처음엔 ‘여성 서사’라는 점이 먼저 크게 다가오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여성뿐 아니라 모든 인간의 이야기로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욕망, 질투, 사랑 등의 감정에 깊이 몰입하고 이를 마음껏 분출하는 배우들의 연기와 몸짓의 힘이 크다. 공연은 3월 14일까지.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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