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아픈 연말정산 민간 인증서로…카카오·통신사·NHN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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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25 15:15   수정 2021-01-25 15:16

골치아픈 연말정산 민간 인증서로…카카오·통신사·NHN 경쟁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이용한 A씨. 그동안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각종 보안 프로그램을 깔고 공인인증서의 복잡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했다. PC나 모바일로 공인인증서를 옮겨야 할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번거로운 작업이 필요없어졌다. 연말정산 서비스에 민간 인증서가 적용되면서다. A씨는 ‘카카오톡 지갑’을 만들고 계좌인증하는 방식으로 카카오 인증서에 가입했다. 별도의 파일을 내려받을 필요도 없었다. 간단한 비밀번호만 입력하니 인증이 완료됐다.
치열해진 이용자 확보 경쟁

민간 인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통신 3사를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 NHN, 토스, 삼성전자 등 8곳이 민간 인증서를 속속 내놨다.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인인증서 제도를 폐지하고 민간 인증서를 허용하면서다.

각사의 인증서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통신 3사의 인증 앱 ‘패스’는 휴대폰 가입 정보를 기반으로 명의 인증과 기기 인증을 거쳐 이중으로 보안을 강화했다. 카카오 인증은 전 국민이 쓰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해 가입과 이용이 편리하다. 삼성전자의 ‘삼성패스’는 생체인식만으로 간단하게 인증한다. 갤럭시 스마트폰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민간 인증 시장에서는 현재 통신 3사의 ‘패스’와 카카오의 ‘카카오 인증’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작년 말 기준 패스의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2000만여 건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빠르게 이용자를 불려나가고 있다.

공인인증서는 가입 과정이 복잡하고 인증서를 보관하기도 힘들었다. 이용 과정에서 복잡한 프로그램을 깔고, 매년 유효기간을 갱신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였다. 이런 지적에 정부는 일정한 기준을 통과한 민간 인증서를 허용하기로 했다.

민간 인증서의 장점은 이용이 편리하다는 것이다. 영어 대소문자와 특수기호가 섞인 복잡한 비밀번호를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간단한 비밀번호나 홍채·지문 등 생채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액티브 엑스(X)나 방화벽·키보드 보안 프로그램 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갱신 기간도 1~3년으로 길어졌다.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로 기존의 공인인증서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공인인증서와 다양한 민간 인증서가 공존하게 된다. 이용자들은 공인인증서와 여러 민간 인증서 중 편리한 것을 골라 사용하면 된다.
금융·통신 등 활용처 확대
민간 인증서는 활용 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부터는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비롯해 정부24의 ‘연말정산용 주민등록등본 발급’ 서비스, ‘국민신문고 민원·제안 신청’ 등에서 쓸 수 있다. 다만 현재 홈택스에서 민간 인증을 이용하려면 PC로 접속해야 한다. 모바일 서비스는 추후 도입될 예정이다.

비대면으로 통신 서비스에 가입할 때도 민간 인증이 가능하다. KT는 자사의 온라인몰 KT샵 등에서 패스 앱으로 인증한 뒤 개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미디어로그, LG헬로비전 등 LG계열 알뜰폰 고객도 번호이동, 기기변경을 할 때 네이버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다.

금융권에서도 인증 수단으로 민간 인증서를 도입했다. 동양생명보험, KB손해보험, IBK연금보험, 흥국생명, ABL생명보험 등 주요 보험사의 가입문서 간편 조회에 패스 인증서가 적용됐다. 미래에셋대우는 주주 전자투표 시스템 간소화를 위해 패스 인증서를 사용한다. NH농협은행 올원뱅크, 한국저작권위원회 디지털저작권거래소, 핀크, 세틀뱅크 등에서도 간편인증 수단으로 패스 인증서를 활용하고 있다.

기업들은 민간 인증서를 기반으로 각종 인증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모바일 운전면허증이다. 패스, 네이버, 카카오 앱 등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플라스틱 운전면허증 없이 모바일로 면허증을 발급받아 신원 확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들 기업은 모바일 운전면허증의 활용처를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기업들은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인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당장 수익이 나는 건 아니지만 기술력과 가입자 기반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 모델을 구상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보안은 중요한 기술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미래를 보고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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