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파는 이야기로 베스트셀러 작가의 꿈을 이룬 신예 작가 이미예 씨(31). 공대 출신의 삼성전자 반도체 엔지니어에서 일약 문단의 ‘샛별’로 떠오른 ‘한국판 조앤 롤링’. 그가 생애 처음 쓴 판타지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출간 6개월 만에 30만 부 이상 팔리며 서점가를 휩쓸고 있다.
지난해 7월 나온 이 작품은 대형 서점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18주 1위, 종합 베스트셀러 3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어떻게 했기에 이런 ‘기적’이 일어났을까. 기존 작가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그의 특이점을 다섯 가지로 짚어본다.
집에 와서는 TV를 보면서 공상하는 것을 좋아했다. 일터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 겸 상상의 나래를 펴다보면 엉뚱한 아이디어들이 떠올랐다. 메모가 쌓이니까 그냥 두기 아까웠다. 회사를 안 가면 더 많이 쓸 텐데 하는 생각도 하게 됐다. 결국 그는 전세금 대출을 다 갚을 때까지 직장에 다니다가 퇴사하고 본격적인 창작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이과 출신이라는 게 힘이 됐다. 대학 시절 며칠씩 화학실험을 해서 결과를 분석하고 정리해 리포트를 써냈던 경험이 소설의 방대한 이야기를 데이터화하고 분류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용기를 내 출판사에 투고했다. 원고는 전자책으로 먼저 선보인 뒤 종이책 출간으로 나왔다. 리디북스에서 나온 전자책이 3일 만에 1위에 올랐다. 이어 팩토리나인 출판사에서 나온 종이책이 ‘대박’이 됐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나오는 신입사원 페니는 꿈 백화점의 초보 직원으로 허둥대며 일한다. 그게 자신의 모습 같아서 좋았는데, 독자들이 더 좋아했다. 백화점의 손님들이 꿈을 꾸고 난 뒤 느낌에 따라 후불제로 요금을 지불하는 것처럼 독자들도 저마다의 설렘과 호기심에 매료돼 책값을 흔쾌히 지불했다.
그를 보고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그러고 보니 32세에 혜성처럼 나타난 롤링처럼 그도 첫 작품으로 일약 스타가 됐다. 롤링은 12차례나 출판사의 거절을 당한 끝에 성공했지만, 그는 크라우드 펀딩과 전자책이라는 징검다리를 거쳐 21세기 방식으로 성공했다.
우리도 못할 게 없다. 이제라도 시작해 보자. 꿈을 크게 꾸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부터 떠올려 보자. 한 문장이라도 좋다. 일단 써 보자.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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