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길들이기? '다자주의 강조' 시진핑…"신냉전 조장 말라" 경고

입력 2021-01-26 15:46   수정 2021-02-25 00:3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린 다보스 어젠다 주간 연설에서 다자주의를 천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선택적 다자주의' 등 독선적 행태를 이어갈 경우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립은 인류 막다른 골목으로 이끌 것"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주요 매체는 26일 시진핑 주석의 다보스 연설에 대한 논평을 통해 시진핑 주석의 연설이 미국을 정면 겨냥했다고 분석했다. 시진핑 주석이 막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이전 정권의 일방주의를 고수하면 실패할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의미 부여했다.

매체들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다보스 의제' 회의에서 '다자주의 횃불로 인류의 앞길을 밝히자' 제하 특별연설을 통해 "복잡한 세계 문제를 해결하는 탈출구는 다자주의를 유지하고 실천하며 인류의 미래를 공유하는 공동체 건설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5분 간 연설에서 '다자주의'를 10여 차례나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개방성과 포용성을 가져야 하며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분열과 대결은 인류가 직면한 공통 도전에 대처할 수 없고 대립은 인류를 막다른 골목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류는 이로 인해 큰 대가를 치렀다"며 "우리는 다시는 그 길을 선택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열린 세계 경제를 구축하고 다자 간 무역 시스템을 굳건히 보호해야 한다"며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의 중요한 플랫폼인 G20의 입지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시진핑 주석은 강대국의 일방주의도 경계했다. 그는 "힘이 있는 자가 약자를 괴롭히거나 마음대로 결정해서는 안 되고 다자주의라는 이름으로 일방주의를 행해서도 안 된다"면서 "원칙을 준수하고 규칙이 정해지면 모두가 이를 따라야 한다. 선택적인 다자주의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한 내정 간섭은 자제해야 한다면서 대화와 협력을 통해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의 역사와 문화, 사회 제도의 차이는 대결의 이유가 아니라 협력의 원동력이 돼야 한다"며 "우리는 차이를 존중하고 이해해야 한다.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고 협의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우선 과제로 추진 중인 기후변화 대응을 비롯해 경제 개방과 변화도 공언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은 상생의 개방 전략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것"이라며 "유엔 2030 의제(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의 완전 이행 등 지속 가능한 개발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 혁신은 인류 사회 발전을 위한 중요한 엔진이자 많은 글로벌 도전 과제에 대처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라며 "기술 혁신을 계속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새로운 유행의 국제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그는 "무역과 투자 자유화를 촉진하고 '일대일로' 공동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며 "규칙, 규정, 관리, 표준 등의 제도적 개방에 초점을 맞추고 국제화 한 비즈니스 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국 직접 언급 않았지만 날카로운 발언들"
시진핑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국제행사이자 올해 첫 국제무대에서 '예외 없는 다자주의'를 천명한 것은 임기 마지막까지 미중 갈등 요소를 지뢰밭처럼 깔아 놓은 트럼프 행정부의 유산을 조속히 걷어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융 중국국제무역학회 전문가위원회 부주임은 "약 30분 간 연설에서 시진핑 주석은 한 번도 미국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 4년 동안 미국 정부가 주도했던 정책에 대해 날카로운 발언을 했다"며 "그는 신냉전, 무역전쟁, 기술 전쟁 등 상호 적대와 대립을 위한 잘못된 접근은 모든 국가에 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다보스 포럼 사전 회의는 '신뢰 재건을 위한 중요한 해'를 주제로 이날부터 닷새 간 화상으로 열린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세계 정상 25인이 참석한다.

연례회의는 매년 1월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렸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오는 5월25~28일 싱가포르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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