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기싸움도"…바이든·푸틴, 첫 통화서 나눈 대화는

입력 2021-01-27 07:53   수정 2021-02-07 00:0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 양국 정상은 통화에서 소통과 정상화 등에 대해 인식을 함께하면서도, 직접적으로 상대국에 우려 표시를 하는 등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양 정상은 우선 핵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적(뉴스타트) 5년 연장 입장을 확인했다. 2010년 4월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체결한 이 협정은 1991년 전략무기감축협정(스타트)의 명맥을 잇는 협정이다.

뉴스타트는 미·러 양국이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550개 이하로, 이를 운반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전략폭격기 등의 운반체를 700기 이하로 각각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양국 간에는 이날 오전 뉴스타트 연장 합의를 확인하는 문서가 서로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양측이 (시한인) 다음달 5일까지 연장을 완료하도록 긴급히 협력하는 데 양 정상이 동의했다"고 했고, 크렘린궁은 "두 정상이 뉴스타트 연장 합의에 관한 문서를 교환한 것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며 "양측이 수일 내 필요한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양 정상은 이와 함께 나머지 통화에선 서로 상대국의 행동에 대한 문제를 직접적으로 지적하면서 팽팽한 기싸움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미 연방기관 해킹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살해 사주 △지난해 대선 개입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 등 러시아가 배후로 지목받는 각종 의혹에 관한 우려를 제기했다. 우크라이나 주권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지지도 재차 강조했다.

이들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사안들로, 러시아에 저자세를 보였다는 지적을 받은 트럼프 행정부와 단절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두 대통령은 앞으로 투명하고 일관된 소통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만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첫 통화 때부터 푸틴 대통령에게 단순한 신경전을 벌인 것을 넘어 강한 경고의 목소리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AP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통화 때 미국이 러시아의 해킹, 미군 살해 사주 의혹을 평가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아무런 응징도 받지 않은 채 행동하진 못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추가 제재를 포함해 조처할 것"이라는 보도하기도 했다.

반면 크렘린궁에 따르면 이날 통화에는 △미국의 일방적 항공자유화조약 탈퇴 △미국이 탈퇴한 이란 핵합의(JCPOA)의 유지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정상회의 소집 구상 등 국제 문제도 포함됐다. 푸틴 대통령도 미국의 국제조약 탈퇴 문제 등을 지적하고, 동시에 미국의 협조가 필요한 현안들도 언급한 것이다.

크렘린궁 측은 "푸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양국 관계의 정상화가 서로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 통화는 지난주 러시아 측이 요청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동의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동맹과의 통화 준비부터 지시했고, 실제로 이들 국가 정상과 먼저 통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 전화에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도 통화했다. 유럽 정상들에게 전한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는 동맹의 강화, 미국의 집단방위 의지 재확인, 러시아 등 안보 관련 공동 관심사의 협력처럼 러시아를 견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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