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포기하고 소방관에 국밥 300인분 대접…'딜러社의 相生'

입력 2021-01-27 15:54   수정 2021-01-27 15:56


울산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난해 10월. 아파트 바로 옆에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울산전시장을 운영하는 스타자동차 유재진 회장은 현장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수백 명의 소방관이 밤샘 화재 진압 뒤 탈진한 채 전시장 옆 주차장에 드러누워 있었기 때문이다. 길바닥에 앉아 컵라면으로 허기를 달래는 소방관도 여럿이었다. 유 회장은 이날 영업을 중단하고, 전시장을 소방관들의 휴식 장소로 제공했다. 또 300인분의 한우국밥을 포함, 1000여 명에게 식사까지 지원했다.
사회공헌에 산학협력까지

스타자동차는 벤츠의 국내 11개 공식 딜러사 중 한 곳이다. 부산·경남 지역의 대표적인 향토 기업이기도 하다. 1996년 도이치모터스로 출발해 2000년 부산스타자동차를 거쳐 2011년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 부산 해운대, 금정, 기장과 울산에서 각각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유 회장과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유창종 사장은 그의 아들이다.

스타자동차의 선행은 울산 화재 때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다. 설립 이후 꾸준히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해왔다. 2015년부터 매년 울산 남구 자율방범대에 순찰 차량(1300만원 상당)을 기증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4년부터 부산 해운대구와 금정구에 매년 1000만원 규모의 환경미화원 및 도로보수원 근무복 구입비도 전달했다. 유 사장은 “지역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학협력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역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2010년 한국폴리텍대 부산캠퍼스와 산학협력 협약을 맺은 데 이어 부산자동차고, 경남정보대, 동의과학대 등과 잇따라 협약을 체결했다. 서비스센터 정비직 양성을 위해 직접 교육하고, 취업까지 지원한다. 이 공로로 2013년 교육부 장관 표창까지 받았다. 스타자동차 정직원은 250명가량으로, 꾸준히 성장하며 직원을 늘려왔다.
서비스 품질 강화 노력
스타자동차의 성장은 벤츠 수요 증가와 함께했다. 특히 최근 7년간 꾸준히 성장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성장세가 다소 꺾였지만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그러나 단순히 성장에만 매달릴 시기는 지났다는 게 유 사장의 판단이다. 유 사장은 “국내 수입차 시장이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진입하고 있다”며 “기존 소비자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자동차는 이에 따라 서비스 품질을 강화하는 데 노력을 쏟고 있다. 첫 응대부터 차량 수리까지 신속·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직원들의 숙련도를 높이는 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ICS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1년에 두세 번 성과급을 지급하는 일반적인 회사와 달리 매달 직원들의 성과를 측정해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벤츠의 모회사인 독일 다임러가 세계 최초로 스타자동차에서 운영하기 시작한 제도다.

고객관계관리(CRM)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매년 말 소비자 2300여 명을 초청해 콘서트를 진행해왔다. 이 덕분에 지난해 말 부산상공회의소에서 부산산업대상(경영 부문)을 받기도 했다.

스타자동차는 비대면 시대를 맞아 디지털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직원 회의는 물론 소비자 상담도 화상으로 시작했다. 유 사장은 “고객의 기대치를 넘어서는 활동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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