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 브랜드 '예작'으로 잘 알려진 형지아이앤씨의 신용도가 위태롭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사업 환경이 나빠진 데다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면서 재무안정성이 흔들리고 있어서다.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형지아이앤씨의 신주인수권부사채 신용등급으로 BB-를 부여하며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달았다. 투기 등급인 형지아이앤씨의 신용등급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형지아이앤씨는 1976년 칠양실업으로 설립됐다. 설립 초기엔 남성복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췄지만 점차 여성복 브랜드까지 사업 보폭을 넓혔다. 현재 대표 브랜드로 '예작' '본' '캐리스노트' 등을 갖고 있다. 백화점 중심의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으며, 2012년 패션그룹형지 계열로 편입됐다. 지난해 말 기준 백화점 122개, 아울렛 87개, 대리점 14개 등 총 223개의 유통망을 갖췄다.

형지아이앤씨의 각 브랜드는 중위권 수준의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각 브랜드별로 매출이 200억~300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매출로만 봤을 때 복종별 다각화 수준이 그리 높지는 않다.
여기에 대표 브랜드의 매출 성장세는 주춤하고 있다. 남성 셔츠 '예작'과 남성복 '본' 브랜드는 2017년부터 매출이 정체하고 있다. 여성복 '캐리스노트'는 2017년 이후 브랜드 콘셉트 변경으로 소비자가 이탈하면서 300억원을 웃돌던 매출이 2019년엔 231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엔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감소 폭이 커졌다. 경쟁 업체들에 비해서도 매출 감소 폭이 컸다. 정부 재난지원금 등의 사용이 제한된 백화점과 아울렛 중심의 유통망 구조 때문이다.
장미수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백화점과 아울렛에 집중된 유통망을 갖고 있어 유통망 분산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과중한 판매 수수료율로 인해 판매효율성이 미흡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유통망 확대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까진 효율적으로 유통망 분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저조한 수익성도 형지아이앤씨엔 부담이다. 형지아이앤씨는 수년간 영업적자가 반복되면서 낮은 수익성이 유지되고 있다. 매출 대비 재고자산 규모가 커 운전자본 부담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이 -7.3%를 기록하면서 차입금도 증가했다. 2019년 말 188억원이던 총차입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는 203억원으로 뛰었다.
앞으로 수익성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로 영업실적이 회복될 전망이지만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여전해서다.
최주욱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 약화 탓에 올해도 눈에 띄는 실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스테파넬 브랜드 철수로 매출원가율이 개선될 여지가 있지만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영업흑자 전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분간 잉여현금흐름(FCF) 적자 기조가 이어져 차입금이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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