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정의당 사건에 입장낸 적 없다" 강조하는 까닭은

입력 2021-01-27 11:32   수정 2021-01-27 13:10


서지현 부부장검사가 "(나는) 정의당 사건에 관해 언급한 적 없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서 검사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인이나 개별 사건에 되도록 말을 아끼는 이유는 수회 썼으니 생략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날 서 검사는 여러 성폭력 범죄들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것과 관련해 "대부분의 사건의 내막을 잘 알지 못한다", "지금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으며 공무원 신분으로 논란이 될 일은 되도록 피하기 위함이다", "너무나 괴롭기 때문이다"라고 이유를 전했다.

서 검사는 이 글을 통해 "내가 올린 글 중 '어제오늘 뉴스들' 부분이 (정의당 사건과 관련한) 언급이라는데 그 뉴스들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인권위 발표도 있었다"면서 "그런데도 '인권위 발표에 입 열어'도 아니고, '한꺼번에 입 열어'도 아니고 '박원순에 입 닫고 김종철에 입열어'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왜 남한테 이 말 해라 저 말 해라 그러는 것인가"라며 "언론은 (내 입장을 왜곡 없이) 명확히 보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범죄로 고소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하고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혐의 끝에 사퇴했을 당시 이에 대해 미투 피해자로서 한 마디 해 달라는 일부 네티즌들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그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으면서 비판받았던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서지현 검사는 박원순 전 시장 사망 이후 "공황장애가 도져 한마디도 어렵다. 한 마디도 할 수 없는 페북은 떠나있겠다"고 했다.

이어 "저 역시 인권변호사로서 살아오신 고인과 개인적 인연이 가볍지 않았다. 애통하신 모든 분들이 그렇듯 개인적 충격과 일종의 원망만으로도 견뎌내기 힘들었다"며 "그런데, 개인적 슬픔을 헤아릴 겨를도 없이 메시지들이 쏟아졌다. 한 마디도 입을 뗄 수 없었다. 숨쉬기조차 쉽지 않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많은 기대를 해주시는 분들께 송구스럽게도 도져버린 공황장애를 추스르기 버거워 저는 여전히 한마디도 하기 어렵다. 참으로 세상은 끔찍하다"고 입장을 표명하기 힘든 본인의 상태를 전했다.

이후 이례적으로 성범죄에 대해 입장을 밝히자 일부 언론에서는 앞다투어 박원순 전 시장 성범죄 때는 침묵하던 서 검사가 김종철 대표 성추행에 입을 열었다'는 취지로 기사를 썼다.

서 검사는 "제 입장이 그리 중요한 분들이 어찌 제 의사는 존중하시지 않나. 피해자가 그리 소중한 분들이 어찌 계속 피해자를 괴롭히느냐"고 적었다.



서 검사는 미투를 처음 선언한 지 벌써 3년이라면서 "우리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더이상 성폭력이 만연하지 않는다’ 하기엔, 여전히 관공서, 정당, 사무실, 거리, 음식점, 장례식장, 하물며 피해자 집안에서까지 성폭력이 넘쳐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이상 여성들은 성폭력을 참고 있지 않는다' 하기엔,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차마 입을 열지도 못하고 있는데, ‘더 이상 이 사회가 가해자를 옹호하지 않는다’ 하기엔, 여전히 피해자에 대한 조롱과 음해와 살인적 가해가 넘쳐나는데, 무엇이 달라졌나"라고 소회를 적었다.

그 즈음 김종철 정의당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서 검사가 선택적으로 성범죄에 분노하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추측을 제기했다.

서 검사 자신도 이 같은 세간의 시각을 의식이라도 한 듯 "또, 이 글에 ‘박 시장 때는 가만히 있더니’라는 조롱글이나 달리겠지"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 피해를 폭로하는 것을 막으려고 인사 보복을 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안태근 전 검사장은 지난해 9월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서 검사를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전보했다는 사실만으로 부장검사가 지청장을 맡는 지청에 근무한 경력 검사를 다음 인사에서 배려하는 원칙에 어긋난다거나 검사 인사원칙과 기준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사 담당자에게 서 검사를 통영지청에 전보시키는 인사안을 작성하게 한 것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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