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조차 "이 정도일 줄은"…후쿠시마 초고농도 방사능 검출

입력 2021-01-27 16:36   수정 2021-01-27 16:38


2011년 폭발사고를 일으킨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내 설비로부터 인체에 치명적인 고농도 방사선이 계속 뿜어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산하 검토위는 26일 공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조사 중간 보고서에서 "원전 내 제2·3호기 원자로 건물 5층 부근에 방사선량이 극히 많은 설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검토위가 고준위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설비로 지목한 건 원자로 격납용기의 '뚜껑' 역할을 하는 원형의 철근 콘크리트제 3중 구조 설비 '실드플러그'다.

검토위는 원전사고로 2호기 원자로의 실드플러그에 약 2경~4경베크렐(방사능 물질이 방출하는 방사능의 양을 재는 단위), 3호기 원자로의 실드플러그에 약 3경베클렐에 이르는 세슘137이 달라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경은 1조의 1만배다.

이를 인체에 피폭되는 방사선량으로 환산했을 땐 시간당 최대 10시버트(Sv)를 웃돌아 "1시간이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정도"라는 게 현지 언론들의 설명이다.

검토위는 대량의 세슘이 덮개 안쪽에 부착된 이유에 대해 폭발사고 직후 덮개가 방사성 물질이 옥외로 누출되는 것을 막는 기능을 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제기준에 맞춰 일본 관련 법령에 정해진 방사선 업무 종사자의 선량 한도는 전신 기준으로 연간 20밀리시버트(5년 연속 근무 기준)다. 1시버트가 1000밀리시버트이므로, 10시버트의 피폭량이 인체에 얼마나 치명적인지 가늠할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업체인 도쿄전력은 내년부터 2호기의 원자로에서 녹아내린 데브리(핵연료 찌꺼기)를 꺼내는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작업자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의 방사능 오염이 확인됨에 따라 작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당시 쓰나미(지진해일)로 냉각장치 가동이 중단돼 1~3호기 원자로의 노심용융(멜트다운)과 폭발을 일으켰다.

일본 원자력규제위는 이후 2013년부터 원전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분석에 착수했으나, 1~3호기 원자로에서 방출되는 고농도 방사선 때문에 2014년 작업을 중단했다가 5년 뒤인 2019년 10월 재개했다.

이와 관련 원자력규제청 담당자는 "대량의 세슘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긴 했지만 이렇게 오염이 집중돼 있을 줄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규제위는 오는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조사결과를 담은 최종 보고서를 내놓을 계획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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