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생존법 익혔다…글로벌 기업 '실적 축포'

입력 2021-01-27 17:21   수정 2021-01-28 01:42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예상보다 장기화하자 글로벌 기업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급변한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였다.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했고, 미래를 내다본 장기투자가 빛을 발하면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다. 기업들의 각양각색 생존법은 26일(현지시간) 발표된 지난 분기 성적표로 일제히 증명됐다.

빛 보는 투자…‘2차 디지털 전환’
재택근무 활성화 등으로 주로 정보기술(IT) 관련 업종이 코로나19 덕을 봤지만 꼭 모든 기업이 혜택을 받은 건 아니다.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해 꾸준히 투자하는 등 준비된 기업만이 웃을 수 있었다. 대표적인 회사가 마이크로소프트(MS)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MS의 작년 4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 늘어난 431억달러, 순이익은 30% 이상 증가한 155억달러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몇 년 전부터 성장동력으로 삼고 꾸준히 투자해온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가 매출 증가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애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나 늘었으며 윈도 운영체제(OS)를 제치고 MS의 간판 사업으로 떠올랐다. 나델라 CEO는 “지난해 우리가 목격한 것은 모든 회사와 산업을 휩쓴 2차 디지털 전환 물결의 여명”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업체 AMD의 리사 수 CEO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예상 매출 증가율을 37%로 제시해 월가의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자신감은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AMD의 지난 분기 매출은 32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3% 증가했다. AMD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에 맞춰 제품을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 오는 10월 자일링스를 인수한다. 경쟁업체를 사들여 시간을 아끼고 수익성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희망이 보인다” 투자도 적극적
비대해진 몸집을 줄이기 위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벌여온 제너럴일렉트릭(GE)은 경영 정상화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현금흐름이 44억달러로 전 분기(5억달러)에 비해 대폭 늘었다. 매출은 220억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전력·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신규 주문 건수가 늘었고 헬스케어 사업도 선방한 데다 항공기 엔진 부문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등으로 수익 개선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GE는 올해 항공산업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스타벅스는 다음 분기 미국 점포의 예상 매출 증가율을 10%로, 중국은 두 배로 전망했다. 올해 글로벌 매출은 23%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실적 가이던스를 철회했던 3M은 이날 올해 매출 증가폭을 6%로 제시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바깥 활동이 늘면 사람들이 직장과 학교, 치과 등에서 더 많은 3M 제품을 사용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고 WSJ는 전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기업들의 투자가 더욱 확대되면서 고용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공격적인 채용을 해온 아마존은 보스턴 지역에서만 직원 3000명을 더 뽑기로 했다. 미래 먹거리로 주력하고 있는 로봇 및 제약 사업 등에 투입될 인력이다. 아마존이 이미 고용한 근로자는 미국에서만 80만 명이며, 세계적으로 110만 명을 넘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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