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지방銀 모두 '내부출신 행장' 시대

입력 2021-01-27 17:29   수정 2021-01-28 01:47


JB금융그룹 산하 전북은행의 새 행장에 내부 공채 출신인 서한국 부행장이 낙점되면서 BNK, DGB, JB 등 3대 지방금융지주는 모두 내부 출신 은행장 체제를 갖추게 됐다. 출범 10년 만에 지방금융지주의 지배구조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지역의 맹주로 군림해온 지방금융그룹이 처한 환경은 녹록지 않다. 텃밭인 지역의 경기가 나빠진 데다 ‘전국구’ 대형 금융그룹 및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전북은행 출범 52년 만에 내부 출신 행장
지난 26일 JB금융지주는 차기 전북은행장 후보로 서 부행장을 단독 추천했다. 창립 52년 만의 첫 내부 출신 행장이 탄생한다. 전북은행은 1969년 삼양사, 백화 등 지역 기업과 도민들의 출자로 출범했다. 그동안 산업은행, 제일은행, 한국은행 등 외부에서 행장을 수혈해왔다.

2014년 선임된 임용택 현 행장도 대신증권, 메리츠인베스트파트너스 등 증권업계에서 일하다 JB금융에 영입된 인물이다. JB금융그룹 내 실권을 쥔 것으로 알려진 임용택 행장이 네 번째 임기를 포기하면서 내부 출신인 서 부행장에게 기회가 돌아갔다는 평가다. 계열인 광주은행도 2017년 첫 내부 출신인 송종욱 행장을 선임했다. JB금융지주는 금융감독원과 KB금융 등을 거친 김기홍 회장이 이끌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용택 행장은 JB금융지주에서 부회장 직함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DGB금융은 지방금융그룹 중 가장 경영이 안정된 축에 속한다. 지난해 9월 출범 10년 만에 겸직 체계로 운영되던 지주 회장과 대구은행장 직을 분리했고 내부 출신인 임성훈 부행장을 대구은행장에 선임했다. DGB금융은 2018년 박인규 전 회장이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되면서 하나금융 출신인 김태오 회장을 영입했다. 김 회장이 지주 회장과 대구은행장을 겸직하는 동안 조직이 빠르게 안정화했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세 명의 부행장을 경쟁시키는 ‘CEO 콘테스트’ 형식을 통해 임성훈 행장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도 올초 연임을 확정했다.
‘샌드위치’ 신세 지방지주에 돌파구 될까
BNK금융은 성세환 전 회장이 주가 조작과 채용비리 혐의로 물러난 뒤 2017년 9월부터 하나금융 출신인 김지완 회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모두 내부 출신인 빈대인, 황윤철 행장이 이끌고 있다. 두 사람은 3월 임기가 끝난다. 연임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두 은행은 최근 차기 행장을 뽑을 최고경영자추천위를 꾸렸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실적 감소세가 지방은행 중 가장 두드러진다는 점이 변수다.

지방은행들은 전국 영업망을 갖춘 대형 은행에 치이고, 최근 급부상한 인터넷전문은행에도 비대면 금융에서 밀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4대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의 2019년 순이익이 2015년에 비해 134% 늘어난 8조3681억원을 기록했지만 6개 지방은행(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제주은행)의 순이익은 1조1357억원으로 이 기간 2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주회장과 행장 간의 불협화음도 적지 않다는 게 금융계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내부 출신이 똘똘 뭉쳐 외부에서 온 회장을 배척하는 기류가 여전히 강하고, 전략과 인사 등에서 갈등도 심심치 않게 드러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부 출신 행장은 이해관계에 따라 직원들과 지역사회에서 강하게 지지를 받는 반면 실력 면에선 ‘전국구 경험’을 갖춘 외부 출신 회장의 성에 차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JB금융과 BNK금융은 각각의 인수 기업인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을 융합시키는 ‘화학적 결합’을 성공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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