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장하는 ‘더현대 서울’이 업계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직접 추진하는 백화점 관련 첫 대형 프로젝트인 데다 ‘언택트’ 시대 백화점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백미(白眉)는 1만1240㎡의 공간에 구현한 ‘자연 정원’이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시애틀 본사 건물(더 스피어스)처럼 ‘더현대 서울’을 한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그룹의 비전을 담았다.
점포명부터 파격적이다.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서부터 사용해왔던 ‘백화점’이란 보통명사를 뺐다. 대신 ‘더현대 서울’이란 고유명사를 만들었다. 4년 전 콘셉트를 잡을 당시만 해도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이 점포명이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작년 2월께 급선회가 이뤄졌다. 영업전략실에선 글로벌 유통산업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며 ‘파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거의 1년간 전사적으로 치열한 토론이 있었다”며 “서울의 랜드마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에 정지선 회장이 손을 들어줬다”고 설명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공간의 상당 부분을 정원 등 ‘자연’으로 꾸몄다는 점이다. 글로벌 유통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치유)’ 개념을 본격 도입했다. 5층 전체(약 3300㎡)를 실내공원으로 조성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주변 여의도공원을 70분의 1 크기로 축소했다”며 “층고가 아파트 6층 높이인 20m에 달하는 데다 자연 채광도 누릴 수 있어 탁 트인 개방감을 선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존이 2018년에 ‘플랜테리어(나무와 숲을 인테리어 소재로 활용)’ 개념을 구현해 개장한 4층짜리 구조물 ‘더 스피어스’와 비슷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 천장은 모두 유리로 제작돼 있어 전 층에 자연광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쇼핑 경험과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해 백화점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