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8일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사진)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혐의가 명백한 법관을 탄핵한다는 입장이지만 범여권을 통틀어 180석을 훌쩍 넘는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법관 탄핵을 본격화하면서 사법부의 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김태년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임 부장판사의 재판기록을 보면 명백하게 헌법 위반 혐의가 명시돼 있다”며 “탄핵권을 국회가 갖고 있기 때문에 국회가 헌법을 위반한 법관을 탄핵하지 않는 것은 임무 방기라는 많은 의원의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개별 의원의 법관 탄핵소추안 발의를 허용하고, 표결은 2월 첫째주 본회의에서 당론 없이 자율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3권분립 침해 등을 이유로 법관 탄핵에 반대해왔다.
법관 탄핵을 추진할 경우 오는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외연 확장에 어려움을 겪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컸다. 법관 탄핵을 강하게 주장하는 극성 당원의 목소리에 매몰돼 주류 민심과 동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대표가 법관 탄핵 소추에 힘을 실어주며 분위기가 급작스레 반전됐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법관 탄핵을 논의하기 위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 법률위원회의 보고를 받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 사면 발언으로 민심을 잃은 이 대표가 극성 당원을 의식한 것 아니겠느냐”며 “원내 지도부는 줄곧 난색을 보여온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당 안에서도 법관 탄핵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많아 자유 표결에 맡기면 부결 가능성도 작지 않다”며 “극성 지지층에 메시지를 주면서도 야당과의 관계는 적당히 유지할 묘안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관 탄핵 시도는 헌정 사상 두 번 있었지만 모두 불발됐다. 1985년 12대 국회는 당시 유태흥 대법원장의 탄핵소추안 처리를 시도했으나 부결됐고, 2009년 18대 국회에선 광우병 촛불집회 개입 의혹과 관련해 신영철 대법관 탄핵소추안이 발의됐으나 자동 폐기됐다.
김소현/남정민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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